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모델 필랑트(Filante)가 본격적인 출고를 앞두고 시장의 냉정한 평가대에 올랐다. 전반적인 정숙성과 주행 완성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차량을 접한 대중들과 시승회에 참석한 자동차 전문기자들 사이에서는 편의 사양과 실용성, 그리고 급격히 변동된 시장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준대형 SUV 시장의 기존 강자인 싼타페·쏘렌토는 물론, 최근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한 테슬라 모델 Y와 비교되면서 필랑트만의 독특한 설계와 가격 정책이 실사용 환경에서 명확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불만 사항으로는 인포테인먼트 조작의 낮은 직관성이 꼽힌다. 대다수 기능을 디지털 디스플레이 내부로 통합하며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설계는 시각적으로 깔끔하지만, 주행 중 에어컨 풍량 조절이나 시트 열선 등 기본적인 기능을 조작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메뉴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유발한다. 이는 즉각적인 조작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습관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야기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차량내 XR 게임을 실제 접한 소비자들은 화면 시인성이 떨어지는데다 멀미를 유발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 모델인 싼타페와 쏘렌토 대비 가장 뼈아픈 대목은 적재 공간과 안전 사양의 차이다. 필랑트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633L 수준으로, 700L를 상회하는 싼타페(725L)나 쏘렌토(705L)와 비교했을 때 수치상으로 열세를 보인다. 쿠페형의 유려한 라인을 위해 전고를 낮추고 후면부를 깎아낸 디자인 특성상, 부피가 큰 짐을 싣거나 캠핑 및 레저 활동을 즐기는 패밀리 SUV 수요층에게는 수납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대중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기본 7개의 에어백 탑재는 최근 10개의 에어백을 기본화하는 경쟁사의 추세에 비추어 안전 사양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필랑트는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필랑트의 주력 트림인 '아이코닉'의 가격이 4,696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운데, 최근 테슬라가 모델 Y RWD의 가격을 4,999만 원으로 전격 인하하며 실구매가 영역에서 정면충돌이 발생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받을 경우 모델 Y의 실구매가는 지역에 따라 4,100만~4,500만 원대까지 낮아지는데, 이는 필랑트의 하위 트림보다 저렴하거나 주력 트림 대비 최대 500만 원 이상 싼 수준이다. "비슷한 가격이면 전기차를 사겠다"는 대중적 반응이 확산되면서,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을 강조하던 필랑트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행 특성 측면에서는 브레이크 세팅의 이질감이 언급된다. 제동 성능 자체는 강력하지만 페달의 답력이 대중적인 SUV들에 비해 상당히 단단하고 민감하게 설정되어 있어, 부드러운 감속에 익숙한 운전자들에게는 울컥거림을 유발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초기 출시 라인업에서 사륜구동(4WD) 모델이 제외된 점까지 더해지며, 필랑트는 세련된 디자인과 정숙성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조작 편의성, 적재 공간, 그리고 가격 가성비 등 실용적 가치 부문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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