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진 "한석규-신은경 이미지는 가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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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한석규-신은경-공형진, 영화 '미스터 주부퀴즈왕' 제작보고회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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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11시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영화 '미스터 주부퀴즈왕'(감독 유선동·제작 폴스타엔터테인먼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미스터 주부퀴즈왕' 경력 6년의 남자 전업주부 진만이 주부 대상 퀴즈쇼에 나가 우승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 온화하고 진지한 남성상을 대표해 온 한석규가 남자 전업주부로 변신을 꾀했고, 신은경은 아나운서로의 성공을 꿈꾸는 부인 수희 역으로 2년 만에 컴백했다. 코믹 연기의 달인 공형진은 연예인 매니저이자 진만의 죽마고우 영승 역을 맡았다.


영화에 카메오 출연한 방송인 강병규의 사회로 열린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한석규와 신은경, 공형진이 나란히 참석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뒤늦게 참석한 유선동 감독은 거침없는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제작보고회 일문일답.




-영화를 작업하며 잊지못할 부분이 있다면?


▶한석규=신은경, 공형진씨와의 작업 자체가 큰 일이고 기억에 남는 일이다. MBC 20기로 배우생활을 처음 시작했는데 92년에 '파일럿'이라는 드라마에서 은경이가 제 파트너였다. 제 나이 29살, 둘다 신인이었다. 그때 파트너로 은경이를 처음 봤다. 신인이어서 정신없는 때였는데 시간이 흘러 2005년 서로 자리가 있는 배우로서 아기아빠, 아기엄마가 돼서 만난다는 게 의미깊었다.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게 된 것 같다.


공형진씨는 SBS 1기인데 데뷔가 같다. 서로가 MBC, SBS 기수 반장이었다. 나이가 제일 많았다는 소리다. 그 공형진씨를 동료로서 만나게 됐다.


▶신은경=출산하고 2년만에 처음 작업하게 돼서 매 순간 소중했다. 영화가 개봉하는 29일은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 될 것 같다. 저희 셋 모두가 그럴 거다.


▶공형진=이런 자리에서 배우들이 항상 판에 박힌 얘기들을 하는데, 저는 이 자리에서 한석규 신은경씨의 판에 박힌 이미지가 가식이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한석규씨는 진지한 캐릭터로 여러분들을 많이 속였다. 그 분이 갖고계신 연기력으로, 말도 안되는 웃음으로, 목소리로 지금까지 많이 해먹었다. 다 가식이다. 대단히 유쾌하고 재미있고 조금은 푼수 같은 다정다감한 형님이셨다. 현장에서는 제가 더 악악댈 정도로 스태프를 배려하는 가식적인 인물이셨다.


신은경씨 같은 경우는 보이시하고 중성적인 이미지로 지금까지 해먹었는데 대단히 여성적이고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가진 이후에 더욱 참해진 모습을 봤다. 신은경씨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부터 봐서 더 잘 알고 있다.


저 같은 경우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해먹었는데, 그게 맞다.(웃음)


여러분에게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유쾌한 작업이었다. 한석규씨에게 말씀드릴 게 있다면 다음 현장에서는 화도 내시고 그러길 바라겠다.


▶한석규=형진아, 여기 인터뷰 자리야.(웃음)


-한석규씨는 실제 가정생활 중에서도 연기 연습을 했었는지.


▶한석규=연기에 대한 질문은 쉽게 대답하기가 힘들다. 어떤 작품을 앞두고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특별히 그 인물을 염두에 두고 연습을 하거나 하는 적은 없다. 지금 '미스터 주부퀴즈왕'이 13번째 작품인데 모든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제 안에 있는 어떤 면을 끄집어 내고 이스트처럼 상상력을 더해 부풀리는 거다.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제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결혼생활이 7년차인데 그 사이의 결혼생활, 아이를 지켜보는 과정이 이번 조진만 역을 만들어가는 데 큰 자산이 됐다. 제가 처음 했던 '닥터봉'이 상상만으로 만들어낸 인물이라면 이번 조진만은 개인적 경험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인물이다. 스스로 대견하고 놀랍기도 한 순간이 있었다. 애드리브가 자연스럽기도 하고. 이건 내가 애아빠가 됐기 때문에 가능하겠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제가 64년 용띠 마흔둘인데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이 이번 조진만을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한석규씨는 '닥터봉', '넘버쓰리', '서울의 달' 등에서도 코믹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사이 웃음의 코드가 달라진 게 있다면.


▶한석규=말씀하신 작품을 할 때도 코미디영화에 출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코믹이라는 코드로 작품을 생각하고 연기에 임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는 공감이 가는 인물을 보여주려고 했다.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주제를 제가 맡은 인물을 통해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작품에 임했다.


그리고 웃음의 코드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많이 바뀌었다고는 생각 안한다. 시류나 유행은 있겠지만 근본적인 사람들의 희로애락, 웃음을 전달하는 거니까.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관객이 얼마나 공감하며 이야기를 볼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 '미스터 주부퀴즈왕'이 즐거운 영화가 된다면 저 스스로 아쉽지만 나쁘지 않은 인물을 만들었구나 위안이 될 것 같다.




-공형진씨는 매니저 역할을 하셨는데 스스로 활동하실 때 매니저의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매니저란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형진=나영승이란 역할인데 매니저고 조진만과는 죽마고우다. 영화를 찍으며 매니저란 역할에 주안점을 주지는 않았다.


매니저의 도움을 받고 배우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매니저라는 직업을 좋아한다. 사람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왠만한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수반하지 않고는 좋은 매니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는 배우에게 가족과도 같다. 아쉬운 게 있다면 새로 입문하는 어린 친구들이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겉으로 보기에 멋있어보인다고 착각하고 입문하는 친구들이 있을텐데 그렇지 않다. 힘들고 어렵고, 때에 따라선 혼자서 눈물을 삼켜야 한다. 스스로는 구분들을 높게 생각하고 또 감사히 생각한다.


-한석규씨의 여장 연기가 잠깐 나오는데 충격적이다. 불편하지는 않았나. 또 영화를 찍으며 실제로 살림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한석규=별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여장할 때 속눈썹을 붙였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 건 줄 몰랐다. 남성분들 한번 붙여보시면 제 얘기에 공감하실 거다.


총각 때는 집안 일을 꽤 했지만 결혼한 이후에는 제가 할 큰 이유가 없어서 제 처가 많이 도와줬다. 저는 밖에서 어떻게 잘할까 고민하고 그랬다. 총각때 했던 경험들 때문에 영화에서 요리하거나 청소하는 게 생소하거나 생경하지는 않았다. 속으로 '배우는 이래서 어떤 것이든 해봐야겠구나' 생각했다.


-신은경씨는 2년만의 컴백작에서 어떤 각오로 임했나?


▶신은경=2년동안 일만 쉬었지 몸은 고됐다. 가장 큰 변화는 제가 일을 하는 동기가 되는 가족들이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가족이 생기고 첫 작품이어서 외부보다는 가족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열심히 했고 그 결과가 부끄럽지 않을 거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 또 무엇보다도 오랫만에 작업하는 상황이라 힘든 게 많았는데 여기 자리에 계신 한석규, 공형진 선배님 때문에 무사히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한 어떤 작품보다도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다.


-늦게 도착한 유선동 감독께 소개를 부탁드린다.


▶유선동 감독=작업이 어제 새벽에 늦게 끝나서, 죄송합니다.


지금도 작업중이지만 이 작업을 하는 동안 제가 여태까지 살면서 가장 치열하고 바쁘게 산 순간이었다. 여기 계신 선배님들과 처음 뵙고 작업한 순간이 즐거웠고 영광스러웠다. 지금까지 마무리하게 돼서 감사하고 수고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석규, 신은경, 공형진씨와의 작업은 어땠나?


▶유선동 감독=한석규 선배님 같은 경우는 정말 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선배도 마찬가지지만 배우 대 연출자가 아니라 영화의 톤과 색깔을 논의할 수 있는 창조적인 동반자 역할을 해 주셨다. 깔끔하고 쿨하신 성격 때문에 작업하기 편했다.


은경선배 같은 경우는 많은 분들이 코믹이나 액션으로 기억한다. 저는 작업을 하며 슬픈 멜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시나리오를 주시기 바란다.


형진 선배님은 힘든 현장 분위기를 가볍게 하고 사람들을 유쾌하게 해주셨다. 코미디 연기의 달인이신데, 많은 분들은 애드리브라고 생각하실 거다. 하지만 애드리브라고 생각했는데 계산된 연기이기도 하고 계산된 연기라고 생각했는데 에드리브이기도 해서 깜짝 놀랐다.


-남성해방이 TV나 영화에서 하나의 코드가 된 것 같다.


▶유선동 감독=말씀하셨듯 이번 작품은 남성 해방에 대해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많은 드라마에서 다루고 있다고 하지만 모 방송국에서 했던 드라마 말고는 어떤 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드라마 같은 경우는 우리 영화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안심했다.


한국사회가 아직 남성성으로 가득 차있는데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남자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유쾌하면서 감동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소재가 같다는 이유로 다른 작품과 비교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같은 소재를 다루더라도 기억나는 것은 어떻게 만들었고 어떤 느낌을 전달하느냐가 될 테니까.




-미혼 감독인데 어떻게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는지? 가장 NG를 많이 내신 분은 누구신지?


▶유선동 감독=제가 결혼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기 선배님들이 다 결혼을 하셨기 때문에 부부생활의 디테일이나 딸과 아버지와의 관계 등에서 도움을 받았다. 결혼 생활은 주변에서 많은 걸 참조했다.


NG는 아무래도 주인공이셨던 한석규 선배님이 가장 많았다고 할 수 있겠고, 강 PD 역을 맡은 이주연씨가 한번 NG가 나면 해결이 안되곤 했다. 공 선배님은 매 테이크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셔서 골라쓰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 속 주부는 곗돈을 날린 뒤 로또를 하고 고스톱을 친다. 주부 비하는 아닌가? 영화 속 남성주부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유선동 감독=영화를 보신 뒤에 말씀드리고 싶다. 계나 로또를 주부가 하면 비하라는 것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시고도 그런 생각이 드시면 그때 자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남성성이란 것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남자들이 피곤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남자들은 학창시절부터 싸움도 잘해야 하고, 리더십도 있어야 하고, 직장에서는 진급도 해야하고…. 그런 게 강박관념으로 남자들에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그렇게 느낀다. 한국 영화도 남성성이 강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서 자유로운 남성상, 부부관계를 신선하게 그린 새로운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사진=박성기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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