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믿는 영화의 상투적 홍보문구들

발행: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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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캐스팅이 완성시킨 거대한 액션 스릴러' '전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충격실화'..


영화 마케터 입장에서는 고민끝에 내놓은 야심작이겠지만, 또한 제작자 입장에서는 남의 떡보다 자기 떡이 더 크게 보이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글쎄? 인터넷을 통해 캐스팅이나 줄거리, 외국 개봉성적 등 웬만한 영화정보는 다 공개된 마당에 아직도 '최강 캐스팅' '폭발적 성원' 문구라니?


우선 올해 유난히 화려한 라인업을 과시하는 외화의 경우 홍보카피는 그야말로 '말의 진수성찬'을 이룬다. 우선 오는 4월20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뎀'의 메인 카피는 이렇다. "전 유럽을 공포로 몰아놓은 충격실화!"


지난 2002년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했다는 내용이지만, 문제는 '전 유럽' 또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실화 내지 영화가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4월13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도 비슷한 카피를 내세웠다. "실화가 만들어낸 가장 끔찍한 공포."


캐스팅과 관련해서도 영화 카피는 자주 '오버'하는 편이다. 오는 4월6일 개봉하는 데이비드 J. 버크 감독의 '에디슨 시티'의 메인 카피는 "최강의 캐스팅이 완성시킨 거대한 액션 스릴러."


물론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모건 프리먼, '아메리칸 뷰티'의 케빈 스페이시, 그리고 올해 25세의 꽃미남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쟁쟁한 출연스타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따지면 지금까지 개봉한 국내외 영화(독립영화를 제외하고)의 90% 이상은 '최강의 캐스팅'임이 분명하다.


올해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이스라엘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의 '천국을 향하여'의 카피는 한마디로 짧고 굵다. '전세계를 울린 최고의 영화'. 이쯤 되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그래도 이런 공개적인 포스터는 낫다. 팸플릿이나 보도자료의 경우는 거의 무제한급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짐 캐리 주연의 '뻔뻔한 딕 & 제인'은 원제(Fun With Dick & Jane)를 기막히게 우리말로 옮긴 영화인데 홍보문구는 이렇다. '시사반응 공개..네티즌 만장일치 대만족!!' '기대치를 100% 뛰어넘는 유일한 배우, 짐 캐리'..최상급 표현과 유일무이한 단어 선정은 먼저 쓰는 게 임자다.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다. 윤은혜 주연의 '카리스마 탈출기'는 "2006년 봄, 대한민국의 웃음을 책임진다" "김을동 윤택 윤문식, 최강의 코믹 카메오"라고 했다. 임수정 주연의 '각설탕'은 "2006년 최고의 감동 드라마!"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이런 상투적 홍보문구 대신 모든 영화가 사실 그대로를 적는다면, 그 또한 비극에 가까울 것 같다. "2006년 최고의 감동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최강의 캐스팅이라고 감독과 배우 스스로가 믿어 의심치 않는" "6명의 네티즌이 만장일치로 대만족한"..그래서 어쩌면 선량한 영화 팬 입장에서만 보면 영화관람의 재미는 한껏 오바한 포스터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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