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차례나 수상한 일본의 세계적 영화감독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가 지난 30일 오후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일본 언론들은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이날 오후 3시 49분께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며 이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6월 결장암 수술 이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4월 감기로 입원한 뒤 점점 상태가 악화돼 지난 1주일간은 의식 불명 상태였다고 전했다.
1926년 9월 15일 도쿄의 유복한 의사 가정에서 태어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1951년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명장 오즈 야스지로 감독 아래에서 영화 수업을 받았고 1958년 '도둑맞은 욕정'으로 데뷔한 뒤 40년 넘게 20편 넘는 영화를 만들며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와 에로티시즘으로도 서구에서도 명망이 높았던 그는 평생동안 여성의 업과 그 생명력을 테마로 문제작들을 만들어왔다.
'돼지와 군함'(1961), '일본 곤충기'(1963), '신들의 깊은 욕망'(1968) '복수는 나의 것'(1979) 등으로 명성을 떨쳤고 1983년작 '나라야마 부시코'와 1997년작 '우나기'(사진)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차례 수상했다. 이같은 대기록을 작성한 감독은 세계적으로도 단 4명이 존재하며 일본인으로서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최초다.
칠순 이후에도 '간장선생'(1998),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2001) 등을 발표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던 그는 미국 9.11 테러를 주제로 세계 감독들과 함께 작업한 옴니버스 영화 '11'09"01 - 셉템버11'(2002)을 유작으로 남겼다.
타계 직전까지도 일본영화학교 고문으로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 유족은 "영화 촬영에 대한 욕심이 많은 감독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장례식은 오는 6월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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