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가족애', 드라마는 '가족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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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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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 가족의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이때, 영화와 드라마 속 '가족'들의 모습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모두 다른 표정 다른 얼굴들의 가족이지만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가족들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차이만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로 '가족애'와 '가족해체'. 영화에서는 열심히 가족들을 끌어 안으나, 드라마에서는 이들 가족들을 열심히 해체시키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우선 지난달 9일 개봉한 영화 '열혈남아'(감독 이정범 제작 싸이더스FNH)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복수여행을 떠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과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설경구는 어린 시절부터 한 조직에서 운명을 같이해온 친구의 복수를 위해 조직에 갓 들어온 조한선과 전라남도 벌교로 복수 상대를 만나기 위해 내려간다. 그는 이같은 여정 속에서 복수 대상자의 어머니인 나문희를 먼저 만나게 되면서 어머니의 사랑과 가족애를 점차 깨달아 간다.


김래원 주연의 '해바라기'(감독 강석범 제작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는 좀더 적극적으로 가족애를 그려낸다. 이번 영화는 '미친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겁날 것 없이 거친 삶을 살앗던 남자 오태식(김래원)이 가족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어머니로 등장하는 김해숙은 비록 자신이 낳은 아들이 아니지만 교도소에서 맺은 인연으로 출소한 뒤 자신을 찾아온 김래원을 가족의 사랑으로 보듬어 안는다.


한석규가 8년만에 멜로로 돌아와 화제를 모은 '사랑할 때 이야기 하는 것들'(감독 변승욱 제작 오브젝트필름) 역시 주인공들은 가족으로 아파하고 괴로워하면서도 가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정신 지체 환자인 형 때문에 힘들어 하는 한석규와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괴로워하는 김지수. 이둘 두 남녀가 사랑을 하면서도 힘들어 하는 이유가 버릴 수 없는 바로 '가족애' 때문이다.



이에 반해 드라마 속 가족들은 영화속 가족들과는 사뭇 다른 양태를 보인다. 우선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극본 서영명 연출 장근수)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오다 바람피운 남편과 이혼한 여성의 성공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순애 역을 맡은 하희라는 남편의 외도를 눈치채고 과감히 이혼을 결정하나 아이양육권과 위자료도 받아내지 못하고 남동생 집에 얹혀 살면서 제기를 노린다. 하희라는 가족의 해체를 경험하고 또다른 사랑을 통해 그것을 보상받게 되는 역을 소화해 냈다.


김하늘 강지환 주연으로 방송전부터 파격적인 소재로 논란을 겪은 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극본 박해영 연출 오종록)에의 가족파괴는 좀더 과감하면서도 극단으로 치닫는다. 서로 사랑했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의 김하늘 강지환은 각자 서로의 가정을 뒤로한 채 남자가 시한부로 선고받은 90일간을 함께하며 운명을 거역한 사랑을 나눈다.


SBS '눈꽃'(극본 박진우 연출 이종수) 역시 가족 해체를 보여준다. 극중 김희애가 맡은 강애는 가난했던 대학생 시절에 재일교포 건희(이재룡 분)와 만나 결혼에 골인한다. 이들은 결혼해 딸 다미(고아라 분)를 슬하에 두지만 건희가 일본에 또 다른 부인과 두명의 자식을 둔 사실을 강애가 알게되면서 이둘은 이혼에 이르게 된다.


MBC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 후속으로 방송될 '나쁜여자 착한여자'(극본 이홍구 연출 이대영)역시, 가족의 해체를 그린다. 최진실의 복귀작으로 방송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이번 드라마는 어린시절 고아로 자랐지만 밝고 씩씩한 성격의 세영(최진실 분)이 여섯살 난 딸을 둔 건우(이재룡 분)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건우는 서경(성현아 분)과 일찍부터 딴 살림을 차리고 있는 상황.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이같은 중년의 불륜을 세밀하고 밀도높게 그리면서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는 가정의 위태롭고 아슬한 가정사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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