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선보인 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은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회자되는 에로틱 스릴러의 '고전'이다. 그 뒤 15년, 에로틱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TV영화가 또 다시 선보인다.
18일 오후 2시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진 영화 '이브의 유혹'은 4명의 감독이 4명의 팜므파탈을 각각 여주인공으로 삼은 4부작 TV영화다.
오는 30일부터 매주 한 편씩 4주 동안 극장에서 개봉하며, 8월에는 케이블채널 OCN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임경택 감독 연출, 신소미 주연 '엔젤', 곽정덕 감독과 진서연의 '좋은 아내', 남기웅 감독과 윤미경의 '키스', 유재완 감독과 서영의 '그녀만의 테크닉' 등 4부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모두 강도 높은 베드신과 노출 수위로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들이 안방극장을 통해 소개된다는 점에서 이 같이 과감한 성적 표현이 어떻게 비쳐질 것인가도 주목되지만, 정작 감독들이 고민한 것은 '에로'와 '스릴러'의 장르적 묘미를 어떻게 적절히 버무려내 하나의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것인가였다.
먼저 방송위원회 심의기준을 고려해 4부작 중 유일하게 극장용 감독판과 방송판으로 나뉘어 제작된 '키스'는 기본적으로 멜로를 바탕으로 한다.
남기웅 감독은 "에로틱과 스릴러 모두 어떤 목적에 의해 관객을 끌고 가는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색보정 스태프가 '어떤 부분은 굉장히 놀라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그녀만의 테크닉'은 여주인공 혜영이 남편으로부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뒤 외과의사 지훈에서 다시 그 상처를 되받은 후 이를 복수하는 내용이다. 혜영은 지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빼앗기 위해 그를 유혹하고 철저하게 응징한다.
유재완 감독은 "남자의 판타지로 접근하고 싶었다. 복수를 당하는 과정이 치밀하고 에로와 스릴러가 잘 결합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히며 "제목 때문에 포르노를 찍냐는 말도 나왔는데 혜영의 내면에 많이 집중해주셔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좋은 아내'는 부부를 주인공으로 드라마처럼 시작되나 클라이맥스를 거쳐 스릴러로 완성되는 점층적 구조를 지녔다. 불구가 된 남편 상호를 죽이려고 한다는 오해 속에서 그의 곁을 지키며 한결 같은 사랑을 보내는 인애가 주인공이다.
봉만대 감독의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던 곽정덕 감독은 "어떤 캐릭터가 어떤 이야기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에로가 될 수도 있고 스릴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팜므파탈의 치명적 느낌을 캐릭터 안에 집어넣을 수만 있다면 이야기에 맞게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엔젤'은 감독 스스로 한국판 '원초적 본능'을 표방했다.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성형외과 여의사에게 빠져드는 형사의 이야기로, 여주인공이 가진 양면성에 집중한다.
임경택 감독은 "에로틱보다는 스릴러 쪽에 더 무게를 뒀고 에로틱한 부분들이 영화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상대적으로 다른 작품들이 다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노출수준이나 농도의 진함으로 본다면 수위가 낮으리라고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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