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애인이 동시에 물에 빠졌다. 당신은 누굴 먼저 구할 것인가.'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이하 지금사랑, 제작 씨네2000)는 우연한 하룻밤을 각기 상대방의 배우자와 함께 보낸 두 커플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이야기. 아내와 남편이 아닌 다른 여자 혹은 남자와 뜨거운 사랑에 빠져드는 인물들은 '선택'할 수 없는 '운명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그 결정적 장면이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부분. 엄정화-박용우, 한채영-이동건 부부는 친구이자 선배의 선상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해 해프닝을 벌인다. 이내 엄정화와 한채영은 물에 빠지고 박용우와 이동건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그러나 이들이 구하는 사람은 아내가 아닌 각자의 애인. 관객은 영화 홈페이지 등을 통해 관람후기를 남기여 이 장면과 관련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연출자인 정윤수 감독이 "잔인하다"면서 제작사 등에 항의성 전화와 메일도 쏟아지고 있다고 제작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윤수 감독은 "운명"이라고 못박는다.
정 감독은 관객들의 항의성 메일에 답변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성과 이론이 마비되는 급박한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사람들은 ‘방금 내가 무슨 짓을 했지?’ 하고 놀랄 정도로 본능적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면서 "남자주인공들이 물로 뛰어 들어 앞뒤 가릴 것 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았다면 그건 운명이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영화 '지금사랑'은 결혼한 사람들이, 결혼을 했기 때문에 꿈꾸는 판타지를 주는 게 목적이다"면서 "그 판타지의 결정판이 바로 위기의 상황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나는 애인을 선택했는데 도덕심에 불타는 한 남자가 그래도 아내를 구해야지 하면서 막판에 아내의 손을 잡았다면 한 여자는 익사했거나 혼자 헤엄쳐 나와야 한다. 그 반대 상황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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