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상실에 빠진 스파이.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비밀 정보기관.
'스스로도 스파이인 줄 모르는 스파이'가 '최고의 스파이'로 불릴지언정,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쫓겨야 하는 '스파이'는 자신을 키워낸 조직으로부터 버림받고 목숨까지 위협받는다.
기억은 물론 사랑하는 연인을 앗아간 국가권력에 맞서며 자신을 찾아나아가는 '스파이'의 고독한 싸움은 그래서 더욱 실감난다.
제이슨 본이 돌아왔다.
'본 아이덴티티'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까닭도 알 수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됐고 '본 슈프리머시'에서는 연인의 죽음에 맞닥뜨리고 복수에 나섰던 '스파이' 제이슨 본(맷 데이먼)이 돌아왔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본 얼티메이텀'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첩보용'이라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하는 제이슨 본은, 전편들에서처럼,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려는 국가권력에 맞서 험난한 싸움을 펼쳐낸다.
'본 얼티메이텀'에서 제이슨 본은 전편들에서보다 더욱 긴박하고도 절실한 싸움 속으로 빠져들며 그것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이기도 하다.
마침내 제이슨 본은 자신을 키워낸, 그리고 이제는 자체의 비밀과 음모를 감추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 삼으려는 조직의 정체, 그 핵심으로 파고들고 본래 이름 '데이비드 웹'을 되찾는다.
이 같은 굵은 줄기만으로는 '본 얼티메이텀'은 속편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선입견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전편들이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실감나는 액션의 연속되는 긴장감으로 관객을 몰아가며 단 한 차례도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액션스릴러물의 진수를 펼쳐놓는다.
미국 뉴욕은 물론 영국 런던과 모로코와 스페인 마드리드 등 전세계 7개 도시를 오가며 촬영한 영화는 CG를 배제한 몸과 몸의 격렬한 액션으로 그 긴박감을 더한다.
'제이슨 본' 맷 데이먼과 한몸처럼 움직이는 카메라는 핸드헬드 기법, 크레인과 달리 트랙 등은 물론 케이블 로프에 매달려 사실적인 액션 장면을 스크린에 펼쳐놓는다.
또 좁은 공간을 활용해 촬영한 격투 장면 등까지 '본 얼티메이텀'은 그 자체로 첩보스릴러 영화의 새로운 전형으로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영화는 이 같은 액션의 호쾌한 퍼레이드 끝에 마침내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기까지 제이슨 본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고독한 카리스마를 제대로 포착해냈다.
그리고 그 가장 커다란 수훈은 배우 맷 데이먼에게 돌려질 터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