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5회 대종상영화제의 주인공은 '추격자'였다. 지난 2월 개봉해 500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파란을 일으킨 '추격자'는 27일 열린 제 45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총 5개부문을 휩쓸었다.
'추격자'의 예에서 보듯 대종상은 이날 작품상보다 대중성에 치우친 선택을 보여줬다. 2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성을 갖춘 스릴러 영화로 각광받은 '세븐데이즈'의 김윤진이 '밀양'의 전도연을 누르고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추격자'와 '세븐데이즈'가 작품성에서 모자라는 작품은 결코 아니지만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고 고민하던 대종상은 대중성에 조금 더 의미를 부여했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여우주연상을 획득했던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단 하나의 상도 수상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며 이같은 경향이 더욱 분명해진다.
더욱이 '추격자'가 주요 5개 부문을 석권한 데 이어 김윤석이 인기상까지 거머쥐며 총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간 것은 하나의 돋보이는 승리자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해 대종상 결과와 비교하면 올해와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44회 대종상은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에 작품상을 안기며 대중성보다 작품성에 무게를 뒀다. '가족의 탄생'은 찬사 일색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종상에서 작품상과 시나리오상을 받으며 새롭게 조명받았다.
더욱이 당시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간 것은 깜찍한 로맨틱 코미디 '미녀는 괴로워'. 여주인공 김아중이 이변 속에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지만 가져간 트로피의 수는 3개에 불과했다. 더욱이 최고상은 '가족의 탄생'에 돌아가면서 다관왕이 빛이 바랬다.
대종상 시상식은 다양한 변화를 통해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홀대받던 스릴러 장르를 재조명한 것이나 '경축! 우리사랑' 등 독특한 작품에 애정을 보낸 점 역시 그 시도의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배우들의 저조한 참여나 진행상의 미비 등 45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복해야 할 점들이 보인다. 이같은 관심 저하가 혹 최근 한국영화의 부진과 맞물린 것은 아닌가 싶어 씁쓸함을 더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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