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리메이크 韓영화, 완성도 낮은 이유②

발행:
전형화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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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 '마이 쎄시 걸'이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 쎄시 걸'은 미국에서는 DVD로 직행했던 터라 국내에서 극장 개봉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원작의 인기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마이 쎄시 걸'은 원작의 재미를 잘 살리지 못했을 뿐더러 설정의 차용일 뿐 여느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와 다를 바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새로운 소재를 찾는 할리우드에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한국영화는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월애'를 리메이크한 '레이크 하우스'를 시작으로 '거울속으로'의 리메이크작 '미러'와 '마이 쎄시 걸'까지 원작보다 떨어지는 완성도에 국내 팬들은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왜 할리우드로 넘어간 한국영화가 완성도가 떨어지는지, 단순히 한국영화에 국한된 현상인지를 짚어봤다.


우선 '레이크 하우스'는 미국에서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스피드' 이후 재회했다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원작의 설정이 '레이크 하우스'에도 잘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았으며,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두 스타배우가 출연했음에도 총수입은 5200만 달러에 그쳤으며 해외에서의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국내에서는 외면에 가까운 흥행 참패를 겪었다. 당시 국내 언론은 '레이크 하우스'가 복고적인 정서를 드러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미러' 또한 미국에서 개봉 주 박스오피스 7위를 기록해 공포영화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국내 팬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줘 국내 흥행은 저조했지만 미국에서 성적은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이는 '미러' 뿐 아니라 '링' 리메이크 성공 이후 할리우드에 일본과 태국 공포영화 리메이크 붐이 일었던 현상과 큰 차이가 없다. 공포영화라는 미국에 익숙한 장르에 새로운 소재를 담아 적당히 버무렸기 때문이다.


'레이크 하우스'와 '미러', '마이 쎄시 걸' 등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돼 만들어진 영화의 특성은 장르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할리우드에 팔린 한국영화들 중 이들이 가장 먼저 리메이크된 데는 장르적인 성격이 분명해 제작이 그만큼 용이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초창기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릴 당시에는 할리우드에 리메이크된다는 사실만으로 감격해 헐값 판매 뿐 아니라 제작에 일정 부분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한국적인 정서를 미국적인 정서로 바꾸는 과정 또한 원작의 정취를 잘 살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22일 할리우드가 아시아 영화 리메이크에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아시아 영화 판권을 많이 사왔지만 아무도 다시 영어로 시나리오를 쓰거나 제작하려 하지 않고 있다. 판권 구매도 예전에 비해 소강상태이다.


판권 구매와 리메이크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높지 않으며, 특히 해당 판권을 사온 아시아에서조차 흥행이 저조한 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할리우드에서는 아예 아시아영화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해 현지 언어로 제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마이 쎄시 걸'을 제작한 골드 서클에 근무했던 폭스 아토믹의 작 카디슨 부회장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앞으로 해당 국가 언어로 리메이크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 폭스가 최근 폭스의 아시아 자회사와 폭스 인터내셔널을 묶은 폭스 스타 스튜디오를 출범시킨 게 그 예이다.


한편 할리우드에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한국영화도 할리우드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엽기적인 그녀'를 제작한 주식회사 로보트 태권브이의 신철 대표는 "예전에는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것만으로 감지덕지했지만 이제는 국제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체결할 때 수익 배분을 논의하는 추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CJ엔터테인먼트가 할리우드에서 진행되는 한국영화 리메이크에 제작에 참여하려 하는 것도 국제적인 전략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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