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꽃미남 앤디 질렛 "다음엔 여배우와∼"(인터뷰)

발행:
김현록 기자
배우 앤디 질렛 ⓒ임성균 기자=tjdrbs23@
배우 앤디 질렛 ⓒ임성균 기자=tjdrbs23@


"안녕하세요." 버터발음으로 먼저 인사하며 악수를 건네 온 프랑스 배우 앤디 질렛. 움푹 파인 눈과 녹색 눈동자, 멋지게 빗어 넘긴 밝은 갈색 머리칼.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내 두 배는 됨직한 높은 콧날과 반쪽이나 될까 싶은 작은 얼굴이 먼저 눈에 띈다.


짧은 인사를 마치자마자 볼거리가 널린 삼청동 소품 가게로 훌쩍 건너간 이 잘생긴 호기심 청년은 64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된 에릭 로메르 감독의 '로맨스'(Romance of Astrea and Celadon) 주연을 맡은 프랑스 스타 배우다. 최근 그의 첫 한국 영화 출연작이 개봉했다. 바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연출 민규동·제작 영화사집)다.


요시나가 후미의 원작 만화부터 대박을 쳤던 '앤티크'의 핵심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행복한 꽃미남들의 향연. 에르메스, 겐조 등 유명브랜드의 모델을 거쳐 온 앤디 질렛은 프랑스의 꽃미남이자 천재 파티쉐이며 '앤티크'의 파티쉐 선우(김재욱 분)의 옛 애인인 쟝 역을 맡았다. 그는 "남자들끼리의 애정신도 그냥 '사랑 이야기'라 생각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배우 앤디 질렛 ⓒ임성균 기자=tjdrbs23@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민규동 감독님이 프랑스 배우를 찾고 있었고, 같이 일하시는 분이 내 출연작을 봤다고 한다. 한국영화에 출연하게 돼 기쁘다.


-원래 한국영화를 좋아하는지. 본 적은 있나.


▶원래 무척 좋아한다. 프랑스에는 해외 영화 배급이 잘 되지 않나. 한국영화는 개봉하면 찾아가 보기도 했다. 15편쯤 되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올드보이', '달콤한 인생',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뭔가를 보다 강렬하게 다룬다고 할까? 그런 점이 좋다.


-'앤티크'는 어땠나? 민규동 감독에 대해서는 알았는지.


▶여태껏 이야기한 한국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 보여주는 신선하고 실험적인 도전에 대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민규동 감독님 작품을 좋아한다. 특히 '여고괴담2'를 잘 봤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들이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잘 다룬다. 그 세계관이 너무 좋다.


-동성애 성향의 인물로 설정돼 있어 쉽지 않았겠다.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자를 안아야 하니까 늘 확신이 없고 어렵다. 그래도 사랑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일 뿐이니까. 남녀 간의 사랑이든 남남간의 사랑이든 사랑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게 아닌가.


-15세관람가다. 이를 위해 삭제된 장면도 꽤 있다는데. 프랑스 배우로 혹 이해하기 힘들지는 않았는지.


▶프랑스에서는 거의 심의가 없다. 너무 폭력적이거나 포르노 수준의 경우에만 심의 대상이 않다. 동성애냐 이성애냐도 사실 중요하지 않고 묘사의 정도가 문제가 된다. 관람등급 때문에 잘린 신이 꽤 많다고 들었는데 감독님께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잘 해주셨다.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도 유럽 국가 중에서는 벨기에나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 좀 뒤떨어진 국가다. 동성 간의 결혼이 법적으로 허가되지도 않았다. 한국은 조금 더 갈 길이 멀겠다 생각하는 정도다.


배우 앤디 질렛 ⓒ임성균 기자=tjdrbs23@


-직접 와본 한국 영화 현장은 어땠나?


▶차이가 컸다. 첫 해외 영화 출연이었는데, 프랑스에서는 절대 아침 8시부터 3시까지 촬영하지 않는다.(웃음)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다 오랜 시간 모여서 일을 하니까 에너지를 발산하며 집중하는 면이 있더라. 아마 프랑스에서 이렇게 하면 다들 불만을 터뜨릴 것이다. 물론 이렇게 일한다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나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프랑스어 연기는 잘 하던가?


▶일단 프랑스어는 다른 배우들이 이미 준비된 상태여서 내가 도울 것은 따로 없었다. 발음 몇 개 알려준 것 정도. 사실 모국어가 아닌데 알지도 못하는 단어를 외워 연기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나한테 한국어 연기를 하라고 한다면 야단도 아니었을 것이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바로 친해진 뒤 촬영을 해야 했다. 다행히 환대해주셔서 잘 촬영할 수 있었다. 말은 안 통했지만 언어를 넘어 공유할 것이 좋았다.


-영화를 찍고 나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여자 배우와 할 수 있다면.(웃음) 촬영장에 남자 배우만 있었다. 촬영 당시 '키친'에 출연하는 신민아씨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런 분이랑 하면 좋겠다.


-영화에선 대단한 로맨틱 가이다. 실제로는? 프랑스가 음식으로 유명한데 요리는 잘 하나?


▶프랑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데 나는 먹는 걸 좋아한다. (웃음) 나는 실제로 조금 구식이다. 연인 사이의 이벤트도 좋아하고 사랑 때문에 울어보기도 했다. 로맨틱한 것, 좋지 않나?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국 영화를 찍게 돼 영광이었다. '앤티크'가 여러분에게 큰 감동이었으면 좋겠다. 그냥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이야기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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