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크린 로봇은 '씨스루 룩'이 유행?

발행:
김관명 기자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아이, 로봇'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아이, 로봇'


참 많이 변했다. 최소한 팬티만은 걸쳤던 태권브이나 아톰, 마징가는 물론 97년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에바들만 해도 아무리 괴수 같았어도 최소한 자기들의 알몸 속내는 보여주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게타로보, 건담, 마크로스, 발키리 같은 애니메이션의 슈퍼로봇은 아무리 알몸으로 나왔어도 초합금이니 뭐니 해서 전신을 정성스럽게 한 꺼풀 포장해, 안의 복잡한 기계장치들을 절대 보여주는 법이 없었다. 77년 '스타워즈'의 그 유명한 로봇 C-3PO까지도.


그러나 21일 개봉을 앞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 나오는 미래의 터미네이터 로봇은 이런 '피복' 따윈 안중에도 없다. 다연발총을 휘갈기는 T600의 경우 사람으로 말하면 뼈와 힘줄 같은 속내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1편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맡았던 T101이나, 2편에서 로버트 패트릭이 맡았던 액체금속 로봇 T1000이 인간형 외모를 갖춘 것과는 영 딴판이다.


게다가 T600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형 몸매라도 갖췄지만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다른 로봇들은 아예 이것도 거부했다. 지능형 무인 전투기처럼 생겨 스스로 움직이고 적(인간)을 살상하는 '헌터킬러', 물 속에서 뱀처럼 적을 공격하는 '하이드로봇'까지 비(非)인간형 로봇이 속출했다. 이런 이들이 인간에게만 허락된 외장을 정성스럽게 입고 치장했을 리 만무하다.


6월에 개봉하는 기대작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 나올 외계로봇들도 '씨스루 룩'이긴 마찬가지다. 선한 로봇의 대표주자 옵티머스 프라임의 경우 트럭에서 변신해서 그나마 부분부분 가려지긴 했지만 로봇 안의 복잡한 동력-기계장치는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악한 로봇 주인공 디셉티콘의 메가트론은 더욱 심해서 언뜻 보면 짓다가 만 철골구조물 같은 느낌도 준다. 이들에게 BMW 같은 매끈한 외장은 남의 세상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씨스루 룩 로봇계열의 원조는 2004년 '아이, 로봇'의 최첨단 로봇 NS-5가 아닐까. 초롱초롱한 눈, 선한 얼굴형 등 인간형 외모에다 일부 피복을 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뇌구조와 어깨, 허리 등은 그대로 안의 복잡한 기계장치를 투명하게 노출시켰기 때문. 그의 외장 속으로 어렴풋이 속구조가 보이는 형태는 2008년 픽사 애니메이션 '월E'의 매끈한 흰색 로봇 이브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로봇은 인간형 피부와 옷을 거부하고 '나는 순전한 기계일 뿐'임을 외치는 형국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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