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km
서바이벌 하면 흔하게 떠올리는 트로피컬 아일랜드를 떨쳐내기 위해 제작진이 선택한 곳은 한국에서9000km 떨어진 서호주(West Australia). 그러나 자연 경관과 그 보존을 무엇보다 우선시 하는 호주는 촬영 허가를 잘 내주지 않기로 유명한 곳.
영화 '10억'은 단기간 화보 촬영조차도 쉽지 않은 이곳에서 한 달 간이나 촬영했다. '10억'이 만든 다양한 기록. 그 기록들을 숫자로 풀어봤다.
100만 달러
8명의 참가자를 불러 모은 상금의 액수이자,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10억. 서바이벌 게임쇼로 사람을 모으기엔 적은 1억, 그리고 현실적이지 못한 금액 100억 사이에서 결정된 금액이 10억이다. 환률로 환산하면 12억이지만 쉽게 각인하기 위해 100만 달러를 10억으로 부르게 됐다.
15대
총 100여명의 스탭과 배우들이 서호주 전역을 돌아다니는 일은 그야말로 실크로드 대장정을 방불케 했다. 짧은 촬영기간 내내 촬영장비,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총 15대의 차량으로 나뉘어 서호주를 누볐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제 어디설 뛰쳐나올지 모르는 캥거루였다고.
1시간
사막촬영지였던 줄리언 베이. 사막지역의 경우, 물 외에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었던 그야말로 청정 보호구역. 이곳에서 사람들을 가장 난감하게 한 것이 바로 화장실. 간이 화장실 설치는 감히 엄두도 못 내는 탓에 인근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했던 상황.
그러나 가장 인근이라 할 수 있는 줄리언 베이 시내 마트가 차로 30분 거리였으니, 화장실 가는 것도 스태프들이 고려해야할 업무였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바로 ‘화장실 셔틀버스’! 1시간 간격으로 운행을 한 화장실 셔틀 버스,
놓치면 그야말로 1시간을 꼬박 기다려야하는 상황이었기에 스스로의 컨디션을 미리부터 컨트롤 해야했다. 여배우들의 경우에는 화장실 때문에 힘든 사막 촬영에서도 일부러 물을 안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국과는 반대의 계절을 가지고 있는 호주. 한국 여름 날씨를 예상하고 갔던 스태프들을 당혹하게 한 것은 바로, 무지막지한 일교차. 숲과 해안가 촬영의 경우 40도가 넘는 일교차에 모두들 다운 될 정도였다고.
5달러
40도가 넘는 일교차에 당혹한 것은 비단 스태프뿐만이 아니다. 배우들 역시 여름 옷으로만 준비해왔던 탓에 추위와의 싸움은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겨울 옷 장만을 결정한 박해일과 이천희. 그러나 20여분 차를 타고 도착한 시내에도 옷을 파는 곳이 없어 당황했다고.
그런 그들 눈에 뜨인 것이 바로 벼룩시장.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물개무늬 코트와 황색 롱코트의 가격은 각 5달러. 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으로 산 롱코트는 현장에서 인기가 가장 많았던 아이템. 특히 물개무늬 코트는 박해일의 진지한 표정과 어울리며 스태프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100통
무더위, 내리쬐는 태양, 부족한 물. 그렇지만 사막에서 배우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바로 파리. 이 파리를 퇴치하기 위해 쓰인 스프레이만 해도 100통. 하지만, 탁 트인 사막 하늘에 뿌려도 소용없는 스프레이들. 결국 파리를 막기 위해 쓰인 것은 바로 망사다. 가장 무식하지만 탁월한 효력을 보였던 망사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쉬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 파리의 공격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알 수 있다.
한반도 2번
서바이벌 게임의 무대로 적격이었던 서호주, 퍼스를 거점으로 북부와 남부 등 서호주 내 15개 지역을 고루 돌아다니며 이루어진 촬영은 북부와 남부로 골고루 포진되어 있었다. 이때 거리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거리로 한반도를 횡단한 것과 동일했다.
1벌
CF퀸이자 차세대 여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신민아. 완벽한 몸매로 그 어떤 옷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녀가 호주 한달 촬영기간 동안 90% 이상을 단 1벌의 의상으로만 소화해냈다.
두 번째 게임을 하면서 이번 서바이벌 게임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임을 깨달은 참가자들이 도망치기 시작하면서 남은 촬영 내내 단 1벌의 의상만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특히 숲과 바다, 사막을 헤매며 의상은 점점 더럽혀지고 찢어지기도 했으니, 그 찝찝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실제로 포스터 촬영 당시 영화 의상을 입기로 한, 배우들. 촬영 당시의 의상을 보자마자 "아직 안버렸어?"라며 놀라움과 함께 귀여운 투정을 부렸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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