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범 "'국가대표' 오디션 탈락이 힘 됐다"(인터뷰)

발행:
김건우 기자
<사진제공=휴메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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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외모 성격 연기력?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어야 치열한 연기자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일 것이다. 두려움 없이 버티고 밀어붙이는 배짱이야 말로 쉽사리 얻어지는 게 아니다.


장기범의 열정이 엿보였던 곳은 '홍길동의 후예'의 무대 인사였다. 신발 벗고 큰 절을 올리라는 김수로의 주문에 앞뒤 보지 않고 넙죽 절을 한다. 아무리 신인배우지만 '시키면 한다'는 마음가짐은 쉽지 않다. 장기범은 "같이 있을 때 시키면 다한다"며 간단명료하게 답한다. 그만큼 장기범은 때로는 단순하게, 때로는 진중하게 한 길만 걸어왔다.


1800대1의 '국가대표' 오디션 아쉽게 떨어졌죠


그는 이번 '홍길동의 후예'에서 현대판 의적 홍길동인 홍무혁(이범수 분)의 동생 역을 맡았다. 극중 BMX 자전거를 타고 납치범을 쫒는 등 예비 의적으로서 몸이 근질거리는 천방지축 캐릭터다.


그는 스스로 이번 작품에 목숨을 걸었다고 표현할 만큼 최선을 다했다. 그것은 '비밀의 교정'에 함께 출연한 이민호 박보영이 어느덧 톱스타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들이 부러워서가 아니였다. 그들이 부럽지 않냐는 주위의 시선이 욕심을 내게 만들었다. 그때 기폭제가 된 작품이 '국가대표'였다.


"사실 민호 형이나 보영이가 잘돼서 너무나 좋다. 그들이 부럽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1800명이 넘게 응시했던 '국가대표' 오디션이 욕심을 내게 했다. 당시 김동욱씨가 연기한 최흥철역의 최종 5차까지 올라갔지만 탈락했다"


그리고 새롭게 오디션을 본 작품이 '홍길동의 후예'였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당시 '국가대표' 오디션 때 대사를 외웠던 '오! 브라더스'의 이범수, '미녀는 괴로워'의 성동일과 함께 하는 인연이 닿은 영화였다.

이범수와 장기범 <사진출처=영화스틸>

진정한 영웅은 승리보다 전투에 혼신을 다한다


영화에서 장기범이 가장 돋보이는 장면은 연화(이시영 분)를 납치하는 일당들을 쫓는 신이다. BMX 자전거를 타고 승합차를 쫓는 장면은 '이탈리안잡'의 추격 장면을 능가하는 긴장감을 준다. 이 장면을 위해 장기범은 하체를 단련하고 BMX 묘기를 배웠다.


"어렸을 때 하체 힘을 키우기 위해서 승마를 한 보람이 있었다. 당시에 추격신은 정말 열심히 달렸다. 나중에는 바퀴를 들 힘도 없이 온 몸이 후들거렸다. 그래도 영화에서 고생한 만큼 잘 표현된 것 같아 기쁘다"


영화에는 3분 남짓 등장하지만 그 장면이 무려 일주일을 촬영한 거라고. 후반부 와인저장고 액션신도 일주일을 촬영했다. 10분의 분량을 위해 2주간 혼신을 다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자신이 돋보이는 게 아니라 조연으로서 배우들을 뒷받침해줘야 했다. 진정한 영웅은 승리를 위해서보다는 전투 그 자체에 혼신을 하는 법 "저는 제가 돋보이기보다는 영화 자체가 흥행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연화가 무혁이 게이라는 소리를 듣고 장기범을 때리는 장면이다. "당시에 때리는 신은 대본이 없는 장면이었다. 예상치 않고 맞았는데 정말 손이 매웠다. 아마 촬영한 장면 중에 가장 리얼한 표정이 나온 것 같다"


배우의 꿈? 목표는 장동건


장기범이 배우의 꿈을 키운 해는 중학교 1학년 때다. 2000년 장동건 채림이 주연한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을 보면서 연기자가 돼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초등학교 때 열정을 축구에 쏟았다면,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연기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그리고 충청남도 조치원에서부터 서울 여의도까지 일주일에 3번씩 연기학원을 다녔다.


그리고 2004년 '깡순이'를 시작으로 '영웅시대' '사랑과 야망' '비밀의 교정' 등에 출연했다. 출연작품만 해도 이번 '홍길동의 후예'까지 여덟 개다.


"20대 후반에는 현빈 선배, 30대 초반에는 박해일 선배, 30대 후반에는 장동건 선배가 목표다. 모두 남자가 남자한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힘이 있다. 박해일 선배처럼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사실 현빈 장동건 장기범은 공통점이 있다. 세 사람은 이목구비가 뚜렷해 외모에서 오는 고정관념을 스스로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빈과 장동건 모두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인정받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장기범은 자신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스스로 움직이면 해답은 반드시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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