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릴러 긴급점검, 이 영화들 위험하다①

발행:
전형화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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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쏟아진 한국형 스릴러가 위험하다. 저마다 '추격자'를 꿈꿨지만 날개를 펴기도 전에 추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릴러는 올해 가장 많이 관객을 만날 장르다.


지금 한국형 스릴러는 어디로 가는지 짚어봤다.


한국영화에 스릴러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 장르였다. '텔미썸딩'(1999년)을 비롯해 다수의 영화들이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시곤 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멜로와 코미디, 액션에 밀려 제작편수와 흥행이 모두 적었다.


스릴러에 충무로가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그 놈 목소리' '세븐 데이즈' '추격자'가 거둔 의외의 성공 덕이 컸다. '살인의 추억'이 스릴러 얼개를 띠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CSI 과학수사대' '24' 같은 미국 드라마의 인기도 이 장르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추격자'의 성공은 스릴러 영화 제작에 도화선을 붙인 계기가 됐다.


이듬해 '작전' '핸드폰' 등 스릴러의 얼굴을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한데 이어 '시크릿' '백야행' 등 본격적인 스릴러 영화가 개봉했다. 올해도 '용서는 없다'가 관객에 선보였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치밀하지 못한 구성과 반전 강박증은 이 장르를 관객에 점차 멀어지게 만들었다. 코미디와 액션, 블록버스터에 관객이 쏠린 것도 스릴러 영화를 더욱 위축되게 했다. 경제 위기에 피와 웃음이 주요 흥행 코드라 불리지만 국내 관객은 피 대시 웃음을 택했다.


올 해도 스릴러 장르는 풍년을 이룬다. 18일 개봉하는 '무법자'를 비롯해 4월15일 개봉하는 '베스트셀러', 7월15일 선보이는 '이끼' 등이 개봉을 확정했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와 김명민 주연의 '파괴된 사나이', 하정우 김윤석 나홍진 트리오의 '황해', 최민식 이병헌의 '악마를 보았다', 황정민 류승범의 '부당거래' 등이 제작되고 있다.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아이들은 산에 가지 않았다'도 조만간 캐스팅을 확정한다.


옥석이 드러나겠지만 스릴러 영화들이 대거 제작되면서 한국영화에는 벌써부터 이상 조짐이 보인다. 장르에 대한 외면 뿐 아니라 배우 캐스팅도 난맥을 보이고 있다. 여배우들의 경우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스릴러 영화에는 여형사와 희생자 외에는 여배우가 설 자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수애가 주연을 맡은 '심야의 FM'과 엄정화 주연의 '베스트셀러'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장르가 편중되면서 중간 규모 제작비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스릴러 영화들이 대개 중간 규모 제작비로 만들어지는 데 이 장르 영화들이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투자사들이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제작자는 "스릴러 영화는 주된 관객층인 20~30대 여성들이 그리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면서 "장르의 공식을 따르기보단 다른 방식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테이큰'류의 납치소재 영화들이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자극에 자극을 더하는 기존 방식보단 멜로, 액션 등 다른 장르와의 교배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쏟아지는 한국형 스릴러들이 조폭 코미디처럼 한 때의 붐이 아니길, 영화계와 관객 모두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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