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사람들에게 그래요. 전 충무로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요."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맨발의 꿈'의 김태균 감독은 말했다. '충무로의 살아있는 화석'.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의 감동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맨발의 꿈'까지 장편만 8편을 찍은 흔치 않은 대한민국 영화감독이라는 얘기다.
김태균 감독은 1996년 장편 데뷔작 '박봉곤 가출사건' 이후 '키스할까요?' '화산고' '늑대의 유혹' '백만장자의 첫사랑' '크로싱' '피안도', 그리고 축구영화 '맨발의 꿈'까지 8편을 찍었다.
사실 현재 충무로에서 장편 8편을 찍은 감독은 임권택(101편) 김기덕(14편) 홍상수(10편) 감독 등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
이창동 감독이 '그 섬에 가고 싶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 6편, 박찬욱 감독도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등 6편을 연출했다.
류승완 감독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짝패' '다찌마와리' 등 6편에 그친다. 봉준호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 4편에 불과하다.
김 감독의 '충무로의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말은 그래서 충무로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상업영화로서 손익분기점을 못 맞추거나, 배우가 약해 투자를 못 받으면 그대로 사장되고 마는 그런 현실. 불과 장편 영화 1편 찍고는 그대로 사라지고 만 감독이 부지기수다.
김 감독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장편 데뷔 이후 영화 작업환경이 크게 3번은 바뀐 것 같다. 권력구조가 바뀌었고, 거대자본이 유입됐다가 또 빠져나갔다"며 "'맨발의 꿈'만 해도 참으로 투자받기 힘든 영화였는데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아 또 개봉까지 하게 됐고, 그래서 난 살아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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