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올 여름 공포물 실종①

발행:
전형화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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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극장에서 공포영화가 실종됐다. 그러나 피에 젖은 스릴러는 풍성해 관객들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올 여름 '고사2'를 제외하곤 극장에서 한국 공포영화는 찾기 힘들 전망이다. 개봉 대기 중인 영화조차 없다. 지난해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 '불신지옥' 등이 관객을 찾은 것을 비교하면 한국공포영화가 자취를 감췄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공포영화가 떠난 자리를 스릴러 영화가 채운다. 7월2일 개봉하는 '파괴된 사나이'를 비롯해 15일 '이끼'가 대기 중이다. 이병헌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악마를 보았다'와 원빈이 출연한 '아저씨'는 8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귀신이 떠난 자리를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이 메우는 형국이다.


공포영화가 사라지다시피 한데는 이 장르에 대한 관객의 외면 때문이다. 한 때 공포영화는 매 여름마다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한철 장사를 노린 기획영화들이 난립하면서 관객들이 점차 외면했다.


2008년 '고사'가 170만명을 동원해 공포영화 수요를 입증했지만 지난해에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불신지옥'은 참신한 연출로 호평을 받은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2008년 '추격자' 등장 이래 붐이 일었던 스릴러는 올 여름 절정을 이룬다. 그동안 스릴러 장르는 부족한 만듦새로 관객에 큰 사랑을 못 받았다. 올 여름에는 유명감독과 톱스타들이 출연한 스릴러들이 줄줄이 예고돼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사실 한국영화 제작시스템에서 공포영화와 스릴러는 여러모로 닮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에 투입되며, 살인으로 공포감과 서스펜스를 강조한다. 특히 최근 한국 공포영화가 귀신 대신 사람의 살인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점점 닮은꼴로 변해간다.


과연 올 여름 공포영화 빈자리를 스릴러가 대신할 수 있을까?


공포영화는 15세 이상을 목표로 하는 반면 스릴러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기 일쑤다. 타켓층이 다른데다 감독들도 스릴러영화는 표현 수위에서 자유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공포영화가 200만명을 대박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스릴러영화도 '추격자'가 거둔 500만명을 최대치로 생각한다. 올 여름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실종됐고 스릴러영화가 가득하다는 것은 500만 안팎의 대박은 있어도 800만 안팎의 대박은 없을 것이란 소리다.


'추격자' 이후 스릴러영화가 관객에 실망을 줬다는 점도 변수다. 실망이 거듭되면 공포영화 장르가 실종된 것처럼 스릴러 영화 장르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애초 스릴러 장르는 감독은 사랑하지만 한국 관객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장르다.


올 여름 스릴러 영화 장르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공포영화도 부활을 위해선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라고 영화에서도 귀신을 실종시키는 현재 방식은 재고할 여지가 있다.


한국영화를 해외에 판매하는 한 관계자는 "구미와 유럽에선 아시아 공포영화에 귀신이 등장하는 것을 원한다. 자국 내 B급 영화에서도 잔혹한 영화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해외와 국내 공포영화 추세가 반대로 가고 있다. 일본도 최근에는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가 적다. 태국 공포영화가 해외에서 뜨는 것도 귀신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기획단계부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요즘, 과연 극장에서도 사람이 더 무서운 결과를 낼지,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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