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상, 임권택 감독 아들 밝히지 않았던 이유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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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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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배우 권현상. 부리부리한 눈매와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는 지난 2년간 조심스럽게 한 길을 걸어온 배우다. 1981년생, 그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고, 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를 시작으로 드라마 '공부의 신', '혼' 등에서 조금씩 얼굴을 비췄다. 그리고 '고사'의 속편 '고사 두 번째 이야기:교생실습'에서 다시 비중있는 역할을 맡으며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지금껏 그가 공개적으로 털어놓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임권택 감독의 차남이라는 것. 권현상의 본명은 임동재다. 그러나 굳이 그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그간 활동해 왔다. 첫째, 아버지의 후광을 입어 배우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둘째, 그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아버지에게 누가 될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미뤄뒀던 이야기를 그의 동의를 얻어 조심스럽게 꺼내 본다.


-아버지가 임권택 감독이라고 하던데.


▶맞다. 참 조심스러운 이야기다.


-왜 굳이 숨겨가면서 활동을 하는 건가.


▶기왕이면 배우로서 좋은 위치에 있을 때 그 사실이 알려지면 좋겠지만, 많은 것이 어설픈 신인 배우일 때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후광은 무슨. 오히려 내가 아버지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처음부터 그걸 알려가며 시작하고 싶지 않아 줄곧 예명을 써 왔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데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텐데.


▶딱히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아무래도 영향을 받았는지 자연스럽게 연기가 제 것이 됐다. 연극영화를 간 것도 그랬고, 어렸을 적부터 연기자, 배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타가 아니라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해보고 싶었다. 그 마음이 조금씩 쌓여가면서 배우로서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단 해보니까 어떤가. 연기가.


▶꿈꿔오던 것이라 그런가. 일단 너무 재미있다. 너무 재미있는데 또 너무 어렵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스스로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어려워 미치겠는데, 그것이 너무 재미있고 또 내가 살아있는 것 같고 그렇다.


-사실 뒤늦게 데뷔했는데.


사실 어렸을 적부터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재밌을 것 같은데 하는 호기심이었는데 집에서는 많이 반대를 하셨다. 공부해서 공대에 가야한다고 거의 세뇌 수준의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웃음) 자연계로 쭉 공부를 했는데 결국엔 연극영화과에 지원을 했다. 1학년 마치고 군대도 다녀왔고, 다른 일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결국 여기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고사' 1편에 이어 '고사2'에도 출연했다.


▶전편에서는 잠깐 나왔다 죽고 사라졌는데, 이번에는 분량이 많지 않아도 꽤 센 캐릭터다. JK라고, 유학파 고등학생인데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는 사람 중 하나다. 기억에 남을만한 캐릭터라 기분이 좋다. 크지 않더라도 기억에 남을 역할, 그게 연기자들이 원하는 거 아닌가.


-'고사'는 고생하며 빨리빨리 찍기로 유명한데, 고생 많이 했겠다.


▶1편 생각하면서 '고생하겠구나' 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빨리 촬영이 진행됐다. 그것도 굉장히 부드럽게. 굉장히 신이 났고, 현장 가는 게 행복했다. 십몇회차 촬영을 하는 내내 즐거웠다. 이틀밤을 새워 찍은 신은 사실 힘들었는데, 그것조차 웃으면서 찍었다.


-그러고보니, 서른살에 고교생 역할을 맡았다.


▶저도 조금 마음이 무거웠는데, 갔더니 저보다 형이 한 분 있더라. 근식 역의 박진수씨라고, 세 살 위시다. 보자마자 너무 기뻐서 큰 소리로 '형!' 그랬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단비가 내리는 것 같더라.(웃음)


-전작에서도 유난히 고교생 역할을 많이 했다.


▶'고사', '고사2', '혼', '공부의 신'까지 무려 4작품이다. 중고등학생 때도 사복을 입었는데, 연기하느라고 교복을 입는다 생각하니 사실 웃기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드리는 마음이 더 크다. 서른이란 나이에 고교생 역할을 한다는 것도 감사하고. 고교생으로 보일지는, 관객들이 보시겠지. 주인공인 지연이랑은 띠동갑이다.


-어린 친구들과 작업하며 조급한 마음도 들었겠다.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면 사실 다 어리다. 조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고사' 1편땐 더 그랬다. '내가 얘네보다 5년은 늦었을텐데' 하고 조급해하니 뭔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지금은 마음을 조금 바꿨다. 아직 고교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 아닌가 생각하기로. 내 나이가 서른이라도 배우로서의 나이는 아직 어린 거니까. 그런 사실이 내게 자신감을 준다.


-인상이 꽤 강렬하다. 아버지를 닮은 것 같지는 않고.


▶할아버지를 닮았다고들 하시는데.(웃음) 그래서 못돼 보이는 역할을 많이 맡나보다. 사실 오해도 많이 생긴다. 그냥 보는데 '왜 그렇게 쳐다보냐'고 시비거는 분도 있고. 눈에 힘을 빼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지금은 많이 웃고, 그렇게 극복하려고 한다.


-악역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나?


▶방금 악역 이야기를 했지만, 내 바람은 악역 연기를 잘 하는 거다. 어렸을 적부터 악역이 하고 싶었다. 누가 봐도 나쁘지만 연민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스타보다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 연기를 잘 해서 오래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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