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부는 정치바람..탬버린 소리는 환청?

발행:
전형화 기자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열리는 정치의 해이다. 흑룡의 해를 맞아 누가 용이 될지, 여기저기서 용트림을 하고 있다. 연예계도 정치에서 떨어질 수 없다.


새해 벽두부터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다. 강용석 의원은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고소집착남'으로 출연, 입담을 과시했다. 배우 문성근은 통합민주당 당권에 도전 중이다.


정치는 안중에도 없는 연예인들이 출마설로 세인의 입에 오르기도 했다. 차인표는 뜬금없는 출마설에 "7~8년 전에는 여당과 야당에서 모두 제의가 있었지만 전부 고사했다. 요즘은 아예 제안도 없는데 출마설이 나도니 정말 시트콤 같은 상황"이라고 일소했다. 안성기는 "자격이 없다란 말조차 한 적도 없는데 출마설과 하마평에 오른다"고 손을 내저었다.


지금까지 숱한 연예인과 방송인이 정치에 도전했다.


누구는 얼굴마담 역할을, 누구는 장관을, 누구는 대권주자로까지 꼽혔다. 14대 국회의원이었던 고 이주일은 정치를 떠나면서 "코미디 한 수 잘 배웠다"는 희대의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연예계를 취재하다보면 정치에 도전했던 연예인들을 만나 뒷이야기를 제법 들을 수가 있었다.


중견탤런트 정한용은 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정한용이 92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 지지 CF에 나온 걸 기억할 것이다. 정한용은 DJ가 낙선하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95년 DJ 복귀 이후 96년 마침내 금배지를 달았다.


이후 그는 2000년 재선에 실패한 뒤 이어 2001년 말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 부부로부터 간통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등 큰 시련을 겪었다. 2003년 8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기자를 만나 당시 속사정을 소상하게 말했다.


정한용은 "DJ가 대통령이 된 뒤 당시 투갑스(한화갑,권노갑)가 일선에서 물러나야 국민들이 정치가 쇄신한다고 진언한 바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러 명이 뜻을 모아서 전달하기도 했는데 아무도 안 하고 나 혼자만 이야기했더라. 그러다보니 눈 밖에 났다"고 설명했다.


간통이 무죄로, 명예훼손이 승소로 이어진 것도 드라마틱한 반전의 연속이었다. 정한용은 "고소인이 간통이라며 내민 산부인과 진단서가 있었다. 지인들이 그 산부인과를 수소문했더니 아예 그 주소에 있는 건물에 그 산부인과가 없더라"고 했다. 거짓증거를 제시했으니 당연히 무죄일 수밖에. 정한용은 "음모가 있었는지 솔직히 의심이 갔었다"고도 했다.


이덕화는 95년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한동안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한평생 벌었던 돈이 선거과정에서 눈 녹듯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덕화는 "부끄럽지만 당시엔 그렇게 쓴 돈을 나중에 다 돌려주는 줄 알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아이들 학비벌이도 쉽지 않았던 그 때 이덕화를 구해준 것은 바로 가발 CF였다. 빚에서 헤어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이덕화는 "그 고마움 때문에 아직도 가발 CF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이덕화의 경계 없는 이마가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덕화는 민머리를 노출하는 걸 끔찍이 싫어했다. 강렬한 남성 이미지로 유명했기에 팬들의 환상을 깰 수 있단 생각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91년 개봉한 영화 '개벽' 마케팅 중 하나가 '이덕화가 넓은 이마를 처음으로 공개했다'였으니깐. 당시 이덕화는 해월 최시형 역할을 맡아 효수당하는 장면에서 실제 머리를 드러냈다.


그랬던 이덕화가 민머리를 공개했으니 정치 후유증이 크긴 컸다. '싸나이'가 머리를 벗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연예 인사의 정치 입문을 보면 늘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수년 전이었다. 한 방송인이 출마를 한다고 해서 취재를 했었다. 밤 10시가 넘어서 그에게 전화가 왔다. "꼭 써야겠냐"는 내용이었다. 인연이 없던 사이도 아니었지만 "확실한 내용이니 기사를 써야겠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돌연 "왜 선배라고 하지 않고 씨라고 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언론계인데 예의가 없다는 것이었다.


"불편했다면 미안하지만 기사는 써야겠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는 "공천에 떨어지면 네가 책임질 거야"라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전화기를 끊었다. 전화기 너머 탬버린 소리가 들린 것은 아마도 환청이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2012년은 정치의 해다. 연예계에서도 벌써부터 누가 차기정권에서 한 몫을 할 것이다, 누구는 정권 바뀌면 위험하다, 등 말들이 무성하다.


좋은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낸다. 투표를 독려하면 선거법 위반이 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지만 생각이 분명한 엘리스가 돼야 하트 여왕을 물리 칠 수 있다.


새해엔 좋은 선택으로 좋은 결과가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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