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주인공들이 '개그콘서트'와 '런닝맨'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동안 영화 개봉을 앞두고 토크쇼를 찾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4일 KBS 2TV '개그콘서트'에는 개봉을 앞둔 두 영화의 주인공들이 각각 다른 코너에 출연했다. 8일 개봉하는 '화차' 주인공 조성하가 '생활의 발견'에, 15일 개봉하는 '가비' 주인공 김소연이 '꺾기도'에 출연한 것.
조성하는 '생활의 발견'에 신보라의 삼촌으로 출연, 찐드기처럼 조카에 달라붙는 송준근을 떼어놓기 위해 동성애자 연기를 했다. 김소연은 말꼬리 잇기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꺾기도'에 등장, "감사합니다람쥐"를 외쳤다.
통상 개봉을 앞둔 영화 속 주인공들은 홍보를 위해 지금은 없어진 '무릎팍도사'나 정통의 강호 '놀러와', 최근 탄력을 받고 있는 '힐링캠프'에 출연하기 마련이었다. 배우들이 예능감을 뽐내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영화 홍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화 주인공들이 '개그 콘서트'와 '런닝맨' 등 토크쇼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손예진은 '오싹한 연애' 개봉을 앞두고 '런닝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배우들이 토크쇼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배우 이슈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영화를 직접적으로 홍보하기 보단 주인공을 이슈로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심을 쏟게 만드는 방법을 택한 것. '가비'와 '화차' 측은 "사람들이 배우가 화제가 되면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란 생각에 배우 이슈화를 노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우들도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김소연은 여배우라면 꺼릴 수도 있는 '꺾기도' 출연을 자처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기 높은 예능 프로그램들은 밀려오는 출연 요청에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하울링' 주인공 이나영이 출연한다고 해도 파업 때문에 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다. '런닝맨'처럼 인기 높은 프로그램은 이미 섭외가 줄줄이 밀려있다.
'개그콘서트'처럼 코너마다 출연할 수 있는 경우 한 회에 각기 다른 영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일도 생긴다.
배우들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올해 예능 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올해 영화 개봉작이 100여편에 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화와 배우쪽에선 홍보를, 예능 프로그램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윈윈'이다.
물론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노래를 알릴 수 있다는 안타까움처럼, 영화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알릴 수 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래도 어쩌라, 좋은 영화도 관객이 극장을 찾아야 만날 수 있으니.
'애정남'이 영화홍보를 위해 어디까지 해야 하느냐를 정해주지 않는 한 올해 배우들의 '개그콘서트' 나들이는 계속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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