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당·미친소...'인류멸망보고서'속 정치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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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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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면서 동시에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개봉일이기도 하다.


지난 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김지운·임필성 감독의 단편 옴니버스영화 '일류멸망보고서'의 첫 영화 '멋진 신세계'(감독 임필성)의 곳곳에는 정치 풍자가 녹아있다. 투표를 하고 극장을 찾을 예정이라면 영화 속 숨겨진 정치코드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멋진 신세계'는 제대로 분리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괴 바이러스가 생겨나면서 인류가 좀비가 된다는 내용. 극중 주인공 석우(류승범 분)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 사료를 먹고 자란 소고기를 먹고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영화가 정치 코드를 본격적으로 건드리는 것은 이때부터. 석우가 정신없이 고기를 먹던 식당 주인은 고기를 손질하며 "이거 미친 소 아냐? 왜 이렇게 맛있어"라고 감탄한다. 지난 2008년 전국을 뜨겁게 했던 '광우병' 파동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식당에서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설명하는 장면에서도 정치코드가 다분하다. 식당에는 뉴라이트 회원들이 이 '미친 소'를 먹으며 회식을 하고 있고, 옆 테이블에서는 미군이 제비추리를 먹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MBC '100분토론'을 패러디한 '90분토론' 또한 정치풍자로 웃음을 자아낸다. 카메오로 출연한 봉준호 감독은 토론에서 '하나의 당' 여성 의원과 설전을 벌인다. 이들은 "하나의 당의 선거운동 급식차에서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이다" "북한의 소행이다" 등 억지를 쓰며 언성을 높인다.


다른 토론자들도 특정인물을 연상케 한다. 윤제문은 주제문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주병진을 연상시키는 말투를 사용한다. 여성 의원에게 애들 밥이나 챙겨주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토론 내내 자기 말만 늘어놓다가 결국 기타를 치고 퉁소를 불고 노래를 부르는 등 난장판을 만든다.


'인류멸망보고서' 중 마지막 영화인 '해피 버스데이'(감독 임필성)에도 무책임한 정치권을 은유하는 장면이 있다. 지구 멸망 직전, 뉴스에서 대통령 담화를 듣기 위해 청와대를 연결하지만 청와대는 이미 고성이 오가는 아비규환의 상황이다.


'인류멸망보고서'의 언론시사회에서 임필성 감독은 영화의 정치색에 대해 "영화와 소고기 파동이 맞닿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기본적으로 진지하기보다는 오락영화로 제작을 했다"며 "예능으로 던진 이야기니 다큐로 안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멋진 신세계'와 '해피버스데이'를 연출한 임필성 감독은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 등 전작에서도 고립된 상황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냉혹한 사회상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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