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영화 배급사인 CJ E&M이 하반기 극장가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9월 중순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가을 극장가에서 1000만 영화를 탄생시킨 데 이어 오는 31일 개봉하는 '늑대소년', 12월 개봉하는 100억 영화 '타워' 등 기대작들이 달마다 대기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최고의 호황을 맞이한 올 상반기, CJ E&M으로서는 씁쓸한 시기였다. 경쟁사인 롯데시네마가 '건축학개론'으로 초반부터 대박을 터뜨리고, 새로 떠오르는 배급사 NEW가 '부러진 화살'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실속을 챙기는 동안 CJ E&M은 '연가시' 외에 이렇다 할 흥행작 없이 아쉬운 상반기를 보냈다.
박진영을 전면에 내세운 '5백만 불의 사나이'는 전국 10만 이라는 부끄러운 성적을 남겼고, 90억의 넘는 제작비와 화려한 이벤트로 전력투구 했던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120만 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두 1000만 배우 하지원과 배두나가 의기투합한 '코리아'도 187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상반기에는 '비상'이었던 CJ E&M, 하반기엔 달라졌다. '도둑들'에 이어 올 해 두 번째 1000만 영화에 등극한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오는 31일 개봉하는 '늑대소년'도 부산영화제에서의 호평에 이어 시사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송중기가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대세로 떠오른 데다, 뭇 남성들의 마음을 떨리게 하는 국민 여동생 박보영까지, 남녀노소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 만하다.
CJ E&M이 배급하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가디언즈'도 더빙을 맡은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올 상반기 최고로 주목받은 신예 이제훈과 1000만 배우 류승룡, 개성파 배우 유해진, '신사의 품격'으로 사랑받은 이종혁,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안주인 한혜진이 각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았다.
지난 23일 열린 '가디언즈'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는 취재진을 대상으로 28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배우가 더빙을 할 경우 전문 성우에 비해 어색함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지만 '가디언즈'의 배우들은 수준급의 더빙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오는 12월 개봉을 확정한 블록버스터 영화 '타워'도 CJ E&M의 하반기 운명을 결정지을 작품이다. '화려한 휴가' '7광구'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의 신작 '타워'는 초고층 빌딩에서 발생한 화제사건을 다뤘다.
'타워'는 엄청난 스케일의 화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약 1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후반작업에만 반년 이상이 걸렸을 정도로 컴퓨터 그래픽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7광구'로 흥행에 쓴 맛을 봤던 김지훈 감독은 '타워'에 사활을 걸었다.
CJ E&M 관계자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는 기대작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며 "하반기 성공에 이어 내년 '베를린' '설국열차' '감기' 등 대작들까지 기세를 몰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해'의 성공에 이어 '늑대소년'과 '타워'까지, CJ가 연타석 홈런을 칠 수 있을지 하반기 극장가 판도에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