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공정사회·노리개..영화, 사회이슈를 품다③

발행:
안이슬 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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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을 시작으로 지난 해 극장가에는 사회적 이슈를 담은 영화들이 가득했다.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26년'이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고,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겪은 고문을 그린 '남영동 1985'가 관객을 만났다.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개의 문'은 다양성영화로는 이례적으로 7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정 반대의 지점에 있는 영화들도 있었다. 정치권의 화두였던 '종북'을 다룬 '네모난원'이 극장에 걸렸고, 고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그린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가 제작 소식을 알렸다.


햇살이 좋은 봄날, 올해도 극장가에는 다소 묵직한 주제의 영화들이 즐비하다. 제주4.3사건 등 과거사는 물론이고 현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영화들까지 그 소재도 다양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들, 2011년 '도가니'가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지난 달 21일 개봉한 '지슬'의 열기는 가히 놀랍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4관왕에 올랐던 '지슬'은 선댄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등 해외 영화제 수상에 이어 흥행까지 이어가고 있다. 다양성영화는 관객 5만 명만 돌파해도 '대박'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에서 '지슬'은 개봉 12일 만에 6만 관객을 넘어섰다.


'지슬'은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제주4.3사건을 다룬 영화. 1948년 11월 '해안선 5Km밖 모든 사람들을 폭도로 여긴다'는 흉흉한 소문을 듣고 피난길에 오른 제주도 주민들의 모습을 그린 '지슬'은 정치적 메시지를 무겁게 그리기보다 해학적으로 푸는 것을 택했다.


'지슬'은 제주도 주민들에게는 위로이자 선물이다. 전국 개봉에 앞서 지난 달 1일 제주도에서 먼저 개봉한 '지슬'은 다양성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다. 오멸 감독은 선댄스국제영화제 수상 후 "이 상은 개인적인 영광보다 제주 섬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아동성폭행과 공권력의 무력함을 그린 '공정사회'도 이달 개봉한다. '공정사회'는 딸의 성폭행 사건에 무심한 남편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찰의 태도에 분노한 여인(장영남 분)이 범인을 직접 응징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이를 상대로 여러 차례 진술을 요구하고 범인의 집을 찾았음에도 검거를 미루던 경찰의 태도, '설마 이정도 일까?'싶은 생각이 들지만 놀랍게도 이는 2003년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성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세태와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건 조사 실태에 통감하는 관객이라면 영화를 본 후 깊은 분노를 느낄 것이다.


지난 2009년, 한 여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은 '성상납 리스트'와 함께 사회에 큰 파장을 던졌다. 대중들이 '카더라'라는 소문을 통해서만 추측하던 연예계의 성상납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으니 그럴 만도 했다.


고 장자연 사건을 담은 영화 '노리개'가 오는 18일 개봉한다. 한 여배우의 죽음 이후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와 정의를 쫓는 여검사가 권력 집단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노리개',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않았던 당시 사건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지 주목된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공장 직원의 이야기.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의 큰 줄기는 삼성 반도체에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렸던 한 여직원의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딸을 먼저 하늘로 보낸 황상기씨의 사연에 김태윤 감독이 영화화를 다짐했고, 박철민, 윤유선, 김규리 등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지난 해 한국영화제 최초로 제작두레 방식으로 제작비를 모금했던 '26년'에 이어 '또 하나의 가족'도 제작비 마련을 위해 모금을 진행 중이다.


사회적 이슈를 품은 영화들, 제 2의 '도가니'로 사회에 화두를 던질지, 단순히 이슈 몰이에 그칠지 관객들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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