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유지태 감독님, 소년 같은 면 있어요"(인터뷰)

발행:
안이슬 기자
영화 '마이 라띠마'의 마이 라띠마 역 박지수 인터뷰
배우 박지수/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박지수/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해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우연히 '마이 라띠마' 팀의 술자리에 동석하게 됐다. 영화의 감독인 유지태와 배수빈, 소유진 등 익숙한 얼굴들과 함께 한 낯선 얼굴의 여배우가 조용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에는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마이 라띠마'의 여주인공을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


부산영화제에서 '마이 라띠마'를 본 직후 박지수(25)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영화 관계자는 나중에 영화가 개봉할 때 '짠'하고 박지수를 공개하고 싶다며 정중히 이를 거절했다.


그토록 궁금했던 신인 배우 박지수를 8개월이 지난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 밝게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네는 박지수가 유독 반가웠던 것은 부산에서 만났던 기억 때문이라기보다 '마이 라띠마'에서 걸출한 연기를 선보였던 신예 여배우를 이제야 만났기 때문이었다.


'마이 라띠마'의 타이틀롤인 박지수, 놀랍게도 이 영화는 박지수의 첫 영화다. 심지어 연기 전공도 아닌 그가 어떻게 배우가 되고자 했는지 물었다.


"관심이 아예 없었다면 배우를 할 생각을 감히 하지 않았을 거예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캐릭터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점점 발전되어서 제가 캐릭터를 만들어서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단편영화에 출연하기도 했고요. 그런 경험이 이어지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호기심을 품고 오디션을 보던 중 '마이 라띠마' 측에서 오디션을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예전에 봤던 '은교' 오디션 영상이 인연이 왰다. 처음 제의를 받고 유지태의 이름을 들었을 때 만해도 자신이 아는 배우 유지태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설마 제가 아는 그 유지태인가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프로필에 영화감독, 배우 유지태로 나오더라고요. '아, 맞구나'하고 그때 알았어요.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진중했어요. 감독 준비하시는데 굉장히 진지하게 하고 계시구나하고 생각했죠."


배우 박지수/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선후배가 아니라 감독과 배우로 만난 유지태와 박지수, 오히려 감독과 배우사이의 긴장감이 있어서 '마이 라띠마'의 결과물이 잘 나올 수 있었단다. 감독 유지태는 꽤 진지할 것 같다고 말하자 박지수는 오히려 소년 같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감독님을 보고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재미있어요. 감독님이 어떤 말을 하시고 분위기가 '음?' 이렇게 될 때 저 혼자 빵빵 터지곤 해요. 감독님은 소년 같을 때가 있으세요. 순수하시고요. 감독 의자에 앉아서 촬영 한 것을 보고 감정에 빠져 계실 때 뒤에서 보고 있으면 소년 같으세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마이 라띠마'팀은 대부분 행사에 감독과 배우가 다 함께 등장했다. 매번 같이 붙어 다녔던 네 사람, 부러울 정도로 돈독해보였다.


"가족 같은 분위기 였어요. 유진선배도 '이 팀은 이상하게 분량이 많지 않은데도 따뜻하다'고 말하시더라고요. 대부분 넷이서 같이 다니고 하면서 제게도 힘을 많이 실어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도 신인배우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오히려 촬영이 끝나면서 조금씩 더 그런 배려를 느꼈어요."


영화가 개봉할 때 까지 박지수는 철저히 베일 뒤에 가려져 있었다.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며 라띠마를 연기한 배우에 대해 궁금해 하길 바라는 의도였다.


"감독님은 어차피 영화가 개봉하면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저일 테니 감추신 것도 있으신 것 같아요. 관객들이 이 여자의 국적도 이름도 궁금해 하게끔 하는 효과도 생각했고요. 부산영화제에서 어쩔 수 없이 공개를 했지만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고 보는데도 좋은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배우 박지수/사진=임성균 기자

영화에서 태국 이주 여성을 연기한 박지수, 태국어보다 오히려 어려웠던 것은 어눌한 한국어였다. 못하는 것은 연습을 하면 되지만 감정이 끌어올려져서 연기가 편해지면 자연스레 말까지 편하게 나와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잘 하는 걸 못하게 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감정이 잘 와서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덩달아 말이 너무 잘나오는 거예요. 그걸 조절하라 머리에 기계가 있는 것 같았어요. 머릿속이 공장처럼 돌아갔어요. 그래도 OK사인이 떨어지면 '아, 됐나보다' 했죠. 그래서 항상 OK사인만 기다렸어요."


첫 영화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그리고 그 영화는 배우출신 감독 유지태가 연출한 작품이고 개봉 전에 도빌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첫 작품으로 이룬 것이 이미 많지만 박지수에게 지금까지 성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음 행보다.


"이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제 다음 모습이 기대되고요. 로맨틱코미디도 좋아해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봤는데 제가 좀 더 나이가 들고 성격이 괴팍해지면 120%싱크로율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여전사물은 없는 것 같은데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스포츠 영화도 해보고 싶고요. 하고 싶은 건 다양해요.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좋아하니까 접목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을까요?"


자칫 분위기가 무겁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는 '마이 라띠마'. 마이 라띠마를 연기한 박지수에게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마이 라띠마'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따뜻하면서도 메시지 있는 멜로를 보고 싶어 하시는 관객이라면 주저 없이 볼 것 같아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느낌이 난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만추'나 '파이란'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저런 20대 여배우가 나왔대' 하고 궁금해 하실 분들도 관심 있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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