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서승만이 영화감독이라고? "PiFan 초청"(인터뷰)

발행:
안이슬 기자
영화 '진실'을 연출한 서승만 감독 인터뷰
개그맨 겸 감독 서승만/사진=임성균 기자
개그맨 겸 감독 서승만/사진=임성균 기자

개그맨 서승만(49)이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영화 도전은 화려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단편영화 '영웅은 없다'로 연출에 도전장을 낸 서승만은 2010년 '연기수업'에 이어 지난 해 또 한편의 장편영화 '진실'을 내놓았다. '진실'은 제17회 부천국제영화제(PiFan)에 공식 초청돼 감독으로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소탈한 모습이었다.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쓰고 사람 좋은 웃음으로 기자를 반기는 서승만, 영화제 초청을 기대했느냐 묻자 "어휴, 몰랐죠"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연락 받기 전까지도 사실은 별로 기대 안했어요. 연락 받고 나니까 막 웃기더라고요. 배우들한테 전화해서 '너 부천 됐어' 하고 축하한다고 해줬죠."


그가 연출한 '진실'은 집단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다. 작은 극단의 배우들 중 진아라는 주인공이 공연 중 누군가의 계략으로 상대 배우를 찌르게 되고 죄책감에 자살을 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뮤지컬 기획도 하고 있고 극단 운영도 하고 있는 서승만이기에 이런 소재의 영화가 가능했다.


"사실 저는 스릴러랑 안 맞는데 스릴러가 제작비가 덜 들어요. 영화의 85%가 한 장소에서 진행되는데 지루하지 않아요. 제작비는 음...정말 적게 들었어요(웃음). 배우들이 일단 노개런티로 해줬고요. 카메라 감독도 제 친구인데 상업영화 많이 하는 친구인데 자기 카메라로 찍어줬고요. 서로 의기투합해서 한 거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다들 시나리오 하나 믿고 덤빈 거예요. 극장도 제가 운영하는 곳이라 사용료도 없었고요."


개그맨 겸 감독 서승만/사진=임성균 기자

적은 제작비와 18회차의 짧은 촬영으로 90분 분량의 장편영화를 만들어낸 서승만. 그는 "누구도 이 정도 제작비로 장편영화를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자부했다. 빠듯한 촬영 환경에서도 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웃음이었다. '진실' 촬영장에는 웃음이 떠날 틈이 없었단다.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항상 다들 웃느라 정신이 없었죠. 극 중에 관객이 200명 정도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그분들이 오셔서 거의 콘서트 보다시피 놀다가 가셨어요. 나가시면서 또 불러달라고 좋아하시더라고요."


개그맨으로 잘 알려진 그가 뒤늦게 영화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서승만의 대답은 간결했다. 한국영화가 마냥 좋았다는 것이다.


"왜 영화를 하세요? 그런 질문도 많이 받아요. 제 원래 스타일이 마음을 먹으면 하는 스타일이에요. 절대 뜸 들이지 않아요. 일단 하는 거죠. 뮤지컬도 그렇게 하게 됐고요. 한국영화를 정말 좋아했어요. 저는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무조건 다 봐요. 어느 순간 욕심이 나더라고요. 물론 개그맨이라는 선입견이 심했죠. 공부를 좀 하자 해서 국민대학교에서 영화 전공을 했어요. 그러면서 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만든 것이 2008년 첫 단편이었어요."


뮤지컬 기획, 개그맨, 영화감독. 하고 싶은 일을 하나하나 이루고 있는 서승만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저는 죽을 때 까지 코미디를 하고 싶고요.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통해 도움이 되면 좋고요. 특별히 큰 욕심은 없어요. 사실 우리나라에 좋은 감독들 많잖아요. 그분들이 좋은 영화 만들면 되고, 전 작지만 웃음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블록버스터를 할 자신도 없고, 잘 줄도 몰라요. 제 역할이 영화 쪽에서 조금은 있을 것 같아요."


개그맨 겸 감독 서승만/사진=임성균 기자

많은 이들이 영화계는 진입장벽이 높다고들 한다. 그만큼 주류가 되기 힘들고, 새로운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다. 투자를 받는 것부터 제작을 하는 것, 배급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합의와 허락이 필요한 분야다. 그는 자신은 굳이 주류에 편입하고 싶지 않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뚫고 들어갈 생각이 없어요. 제가 욕하거나 시기하는 사람들은 저보다 나은 사람이에요. 노숙자나 어려운 사람들을 시기하지는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봉준호 감독님이나 강우석 감독님이 저를 욕할 일은 없지 않을까요? 구태여 주류에 편입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그저 재미있는 작은 영화들을 만들면 그뿐이죠."


영화도 자신의 돈으로 찍었고, 극단 운영도 모두 자신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서승만. 누구에게 부탁을 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모든 일을 스스로 하려다보니 힘에 부칠때도 있다.


"살면서 누구에게 부탁을 안 해봤어요. 괜히 부탁했다가 못 들어주면 상대도 미안해하잖아요. 하고 싶으면 혼자 하고, 캐스팅도 그냥 대본주고 '혹시 생각 있으면 할래?'하고 마는 거죠. 좀 어렵게 사는 것 같아요."


이제 막 감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서승만. 다음 작품은 꼭 코미디 영화를 찍고 싶단다. 웃기는 것은 자신 있다는 서승만표 코미디 영화를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그의 다음 행보가 더 궁금해졌다.


"제 나름대로 계획은 영화를 좀 더 해볼까 해요. 대본이 정말 재미있어요. 소액투자자들이 대본보고 관심을 보여서 기다리고 있어요. 코미디영화로 재미있게 하나 만들어볼까 계획은 하고 있어요.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어요. '진실'도 개봉이 되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딱 영화를 만드는 것까지예요. 그 다음 단계는 아예 모르죠. 그래도 애써준 배우들, 스태프들을 위해서 상영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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