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더 테러' 대종상에 없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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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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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50회 대종상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900만 관객을 동원한 '관상'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인기상과 의상상을 휩쓸어 6관왕에 올랐다. 1281만명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은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기획상과 시나리오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광해'가 15관왕에 올라 두고두고 입방아에 올랐던 대종상은 올해는 '관상'의 손을 들어주는 한편 '7번방의 선물'을 배려했다.


얼핏 이번 대종상은 공정함을 기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연찮은 구석이 꽤 많다. '관상'의 송강호와 '7번방의 선물' 류승룡이 남우주연상을 공동수상한 건 생뚱맞지만 애교로 볼 수도 있다.


감독상과 작품상, 신인감독상, 남녀 주조연상에 있을 법한 작품과 배우들이 아예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게 허다하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아예 후보에 빠졌다.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더 테러 라이브'도 명단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예 출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종상의 공정성이나 신뢰, 권위가 그 만큼 땅에 떨어졌다는 뜻이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해 대종상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수상결과가 이어지자 시상식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었다.


후보 선정은 기이하다. 몇몇 배우들이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가 갑작스럽게 빠졌다는 소문도 나돈다. 당초 영화 제작사들에게 귀띔했던 후보 리스트와 발표된 후보 리스트가 다르다는 말들도 많다.


기술상 수상도 기이하다. 야외 촬영이 많은 '베를린'이 조명상을 받았다. 한국을 넘어 프랑스에서도 절찬을 받고 있는 '설국열차'는 편집상과 미술상에 그쳤다.


매번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올해 대종상은 정말 고비가 많았다.


대종상은 올해 국고 지원을 받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제 운영을 맡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가압류 소송을 당하자 지원을 중단했다. 자칫 지원금이 압류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


영화인총연합회는 2011년 권동선씨에게 조직위원장을 3년 동안 맡긴다는 협약을 맺었다. 이후 협찬금 조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하자, 권씨가 법원에 영화제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었다.


시상식 MC도 난항을 겪었다. 당초 올해 대종상 MC는 유준상과 하지원이 고려됐었다. 대종상 후원사인 하나은행이 자사모델인 유준상과 외환은행 모델인 하지원을 MC로 세우고 싶어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유준상이 청룡영화상 MC를 미리 약속했기에 결국 하지원만 MC가 됐다.


부랴부랴 남자MC를 구하던 대종상 측은 박중훈의 의사타진도 하지 않은 채 박중훈이 사회를 본다고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대종상은 박중훈 측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다시 MC를 섭외한 끝에 시상식 직전에 이르러서 신현준을 섭외했다.


올해 대종상 시상식이 생방송으로 진행하려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계 때문에 녹화방송을 하게 된 것은 부득이한 일이긴 하다. 그래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건 대종상이 워낙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 크다.


대종상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대종상 수상결과에 따라 외화 수입권이 주어진 탓에 로비도 치열했고, 그래서 개봉도 안 한 '애니깽'이 작품상을 탄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대종상 공정성 시비가 끊임없이 이어지다보니 이제는 아예 대종상이 열려야 할 이유를 찾지 못 하겠다는 영화인들이 상당하다.


50주년을 맞은 대종상. 종 쳐야 할 때가 온 것인지,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적어도 올해 시상식을 보면 종 칠 때가 된 것 같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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