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앙상블..'해무'를 빛낸 배우들 6+1③

발행:
김현록 기자
[★리포트]
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해무'의 김윤석 박유천 문성근 김상호 이희준 한예리 / 사진='해무' 스틸컷
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해무'의 김윤석 박유천 문성근 김상호 이희준 한예리 / 사진='해무' 스틸컷


멀쩡히 두 눈을 부릅뜨고 있어도 갈 길을 잃게 만드는 짙은 바다 안개처럼 영화 '해무'(海霧, 감독 심성보)는 어디로 가 닿을지 짐작키가 어려운 영화다. 다만 고기 대신 밀항자로 어창을 가득 채운 어선 전진호가 가 닿을 곳이 그들이 꿈꾸던 곳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불안한 기운이 서린 '해무'가 동네 사람 입맛에 다 맞는 대박밥집이 되긴 어렵겠지만, 또 하나 분명한 게 있다. 배우들의 앙상블 만큼은 최고의 마리아주를 자랑하는 정찬이라는 점이다. 김윤석 박유천 문성근 이희준 김상호 유승목 전진호의 여섯 선원과 홍일점 한예리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김윤석은 배위에서 절대적 힘을 행사하는 전진호 선장 철주로 분했다. 배가 곧 집이요 전부인 철주는 해무가 다다른 후 배를 지키겠다는 맹목적인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 영락없는 배의 선장이면서도 '황해'의 면가를 연상시키는 공포스러운 카리스마와 존재감이 일품이다. 유승목은 "김윤석 선배가 일 빨리빨리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영화를 찍으러 가는 게 아니라 고기를 잡으러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심성보 감독은 "피폐하고도 애환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힘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내는 배우"라며 "선원들을 끌고 가며 언듯언듯 보이는 황망함, 그 힘 빠진 선장의 모습을 더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유천은 조선족 처녀 홍매(한예리 분)에게 한 눈에 반하고 만 막내 선원 동식으로 분했다. 선장님 말씀을 하늘로 아는 순박한 청년은 그러나 극한 상황에서 다른 결단을 내리고 만다. 아이돌 가수 출신의 드라마 멜로킹의 영화 도전은 기대 이상이었다. 제작자 봉준호 감독은 "뛰어난 배우를 우리 영화계가 얻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고, 심성보 감독은 "박유천을 만난 순간 그가 아닌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하늘같은 연기 선배들과 연기하면서도 진짜 막내처럼 어우러진 신인배우 박유천은 '해무'의 큰 수확. 박유천이'해무'라는 영화에 도전한 것 자체에서 영화에 대한 진심과 애정이 느껴진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다.


여기에 전진호의 비극과 함께 또 다른 정신적 파탄을 맞는 인정 많은 기관장 문성근은 이전과 전혀 다른 얼굴로 관객을 붙든다. 선장의 명량만을 묵묵히 따르는 갑판장 호영 역의 김상호가 안정감을 더한다, 욕망에 충실한 롤러수 경구 역의 유승목의 존재감이야 두말할 것이 없다. 극한 상황에 몰릴수록 성에 집착하는 선원 창욱 역의 이희준은 자칫 혐오를 부를 수 있는 인물을 애처롭고 심지어 잠시 귀엽기까지 한 캐릭터로 그려내 보인다. 이 여섯 선원의 호흡은 근래 영화들 가운데 단연 최고다. 시사회 직후 한 영화 관계자는 "그 속에 연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다 그 사람이 됐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한 명 더. 전진호에 오른 불청객 한예리가 있다. 목숨을 걸고 밀항선에 오른 조선족 여인으로 분한 그녀는 영화의 홍일점이자 히로인이라 불러 마땅하다. 아담한 체구, 화려하지 않은 외모지만 '해무' 속 한예리는 오로지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한 청년이 극한의 선택을 거듭하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의 설득력 있는 연기와 매력을 보여준다. 심성보 감독은 "한예리에게 이 역을 맡기며 잘 해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기대만큼 해줬다"며 "한예리가 빛을 볼 때가 됐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개봉은 13일.

'해무'의 문성근 김윤석 이희준 박유천 김상호 유승목(사진 위)과 '해무'의 한예리 / 사진='해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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