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3일 개천절을 앞두고 한국영화 세 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성수기도 아닌 10월 초 한국영화 세 편이 맞붙는 건 이례적이다.
개천절을 하루 앞둔 10월2일 임순례 감독의 '제보자', 임필성 감독의 '마담뺑덕', 김영탁 감독의 '슬로우비디오'가 동시 개봉한다. 색깔이 뚜렷한 영화들이라 과연 어떤 영화가 최종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10월에는 한국 상업영화 7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초반 다툼 승자가 누가 될지, 영화계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29일 오전8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 집계에 따르면 '제보자'가 17.2%로 1위, '마담 뺑덕'이 8.4%로 4위, '슬로우 비디오'가 7.0%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아직 예매가 모두 열린 게 아니라 이 순위는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각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제보자'는 아직까지 여진이 뜨거운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스캔들을 파헤친다.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이장환 박사의 연구가 전 국민을 흥분시킨 가운데 이 박사의 논문이 조작됐다는 한 통의 제보전화를 받은 방송사PD의 이야기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임순례 감독과 늘 안정을 주는 박해일, 대세 유연석이 뭉쳤다.
'제보자'는 사회고발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변호인'과 닮았다. '변호인'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9년 전 사건을 통해 지금을 살필 수 있다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 유연석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제보자'엔 플러스알파다.
'마담 뺑덕'은 타켓이 분명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인만큼 농도 짙은 사랑과 파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고전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바꾼 '마담 뺑덕'은 일찌감치 정우성과 이솜의 파격 베드신으로 화제를 사고 있다.
'마담 뺑덕'은 미덕이 확실하다. '헨젤과 그레텔' '인류멸망보고서' 등 임필성 감독의 영화에 매력을 느꼈던 관객이라면 '마담 뺑덕'은 놓치면 아쉬울 법 하다. 베드신을 위한 베드신이 아니란 점에서 에로틱 치정 스릴러를 보고자 하는 관객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슬로우 비디오'는 '헬로우 고스트' 김영탁 감독과 차태현이 다시 만난 영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보는 동체시력의 소유자지만 다르다는 이유로 갇혀 살던 남자가 CCTV 관제센터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김영탁 감독과 차태현, 고창석과 오달수가 힘을 모았으니 '슬로우 비디오'가 갈 길은 명확하다. 웃기고 울린다. 다만 '헬로우 고스트' 만큼 파괴력은 적은 대신 잔잔하고 따뜻함은 확실하다.
10월 극장가는 잔혹하다.
10월에는 CJ E&M(마담 뺑덕), 롯데엔터테인먼트(맨홀), 쇼박스(우리는 형제입니다) 등 메이저 투자배급사 뿐 아니라 씨네그루(나의 사랑 나의 신부), 메가박스㈜플러스엠(제보자), 프레인글로벌(레드카펫), 이십세기 폭스코리아(슬로우 비디오) 등 신생 배급사들이 경합을 벌인다.
개봉 영화들이 워낙 많아 첫 주말 어느 정도 흥행성적을 내지 못하면 2주차 이후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 개천절 연휴에서 살아남은 승자는 10월9일 한글날 대전까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쉽지 않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10월 8일에도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이 개봉한다.
과연 10월2일 개천절 대전에서 어떤 영화가 살아남을 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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