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주 화인컷 대표 "한국영화 대표 에이전시가 목표"(인터뷰)

발행:
전형화 기자
2014 여성영화인 릴레이 인터뷰
서영주 화인컷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서영주 화인컷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2014년 한국영화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영화들 상당수가 조용히 침몰했다. 3년 연속 1억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몇몇 대형 흥행작들 선전 덕분이다. 위기 일수록 기회가 빛나는 법. 올해 한국영화계는 여성영화인들이 곳곳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새로운 발견, 의미 깊은 기획 등등은 여성영화인들의 것이었다.


스타뉴스는 2014년 한국영화계를 결산하며 올해를 빛낸 여성영화인들을 릴레이 인터뷰로 조명했다. 네 번째 주자는 영화 한류 선두주자 서영주 화인컷 대표다.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탈 때,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을 때, 이창동 감독이 '시'로 칸영화제 시나리오상 트로피를 들었을 때, 그 뒤에 늘 그녀가 있었다.


서영주(46) 화인컷 대표. 화인컷은 한국영화 해외 판매전문회사다.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영화인에게는 무척 익숙한 이름이다. 한국영화가 해외로 알려지기 시작할 때부터 각종 영화제 수상 소식을 전할 때, 늘 뒤에는 화인컷이 있었다.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됐을 때도 연결고리는 화인컷이었다.


화인컷은 올해도 '해무'를 비롯해 '인간중독' '한공주' '야간비행''변호인' '패션왕' 등 여러 영화들을 해외에 소개하고 팔았다. 한국영화가 'K-필름'으로 소개될 수 있었던 데는 서영주 대표 공이 크다.


서영주 대표는 1999년 일신창투에서 한국영화 해외 판매를 총괄하면서 영화 한류에 눈을 떴다. 차인표와 신애라, 전도연 매니지먼트를 하다가 일에 치인다는 생각에 그만 두고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였다.


당시 한국영화는 해외에 한국영화라는 섹션으로 소개조차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아시아영화라고 한 데 묶여서 알려지던 때였다. 칸필름마켓, 아메리카필름마켓 등을 오가며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신뢰를 쌓고 계약을 조율했다. 서영주 대표는 그렇게 '친구'를 일본에 당시 최고 가격에 팔았으며, '조폭마누라'를 할리우드에 120만불을 받고 리메이크 계약을 체결했다.


2000년 씨네클릭아시아라는 이름으로 한국영화를 해외시장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시작한 일은 2008년 화인컷이란 이름으로 바뀌어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동안 '오아시스' '시' '장화홍련' '올드보이' '괴물' '해안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의 영화들이 서영주 대표와 화인컷을 통해 해외로 팔렸다.


서 대표는 '장화홍련' '올드보이' '괴물' '신세계' '헬로우 고스트' 등을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리메이크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영화가 그냥 좋다고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는 게 아니다. 해외 영화제 관계자를 사전에 만나서 기획 단계부터 소개하고, 초청 의사가 있다면 어느 섹션에 갈지 면밀히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화인컷은 이런 과정들을 조율한다. 한국영화 해외 수상소식은 그저 영화만 좋다고 하늘에서 거저 떨어지는 게 아니다. 서영주 대표와 화인컷을 영화 한류의 숨은 공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건 그 때문이다.


서영주 대표는 "'올드보이'는 밀라노영화제에서 칸 관계자들이 보고 호의를 드러냈었다. 그 뒤에는 감독주간과 주목할만한 시선을 놓고 조율하다가 마지막에 경쟁 부문으로 초청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서영주 화인컷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한국영화들의 유럽 예술영화 시장 개척도 서영주 대표의 공이 크다. 서영주 대표는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감독들의 영화를 유럽 예술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서영주 대표는 "유럽 예술영화 시장에 팔리는 한국영화들의 금액과 해외 시장에 팔리는 한국 상업영화 금액이 큰 차이가 없다"며 "그 만큼 한국영화들의 가능성이 해외에서 더 크다"고 말했다. 상업영화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단 뜻이다.


서영주 대표는 2014년 영화 한류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사업안을 내놨다.


화인컷은 시나리오 작가 에이전시인 라이터스 에이전시 오브 화인컷을 출범시켰다. 역량 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국내외에서 보다 폭넓고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나리오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다. 능력이 있어도 방법을 몰랐던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 서영주 대표는 "작가 에이전시 설립 소식이 알려진 뒤 중국쪽에서 러브콜이 많다"고 말했다. 영화 한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화인컷은 '코리아', '살인의뢰'의 권성휘, '빅매치'의 김수경, '고령화가족', '증거불충분'의 김재환, '만추', '페이스메이커'의 민예지 등 다수의 작가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외출', '행복'의 서유민, '인간중독'의 오태경,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윤홍기, '추격자'의 이신호, '더 웹툰: 예고살인'의 이후경', '타짜2'의 조상범, '미인도', '통증'의 한수련 등도 에이전시 계약을 맺었다.


서영주 대표는 "화인컷을 종합 에이전시 회사로 성장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작가 에이전시 뿐 아니라 영화감독과 배우 해외 에이전시까지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는 것. 이미 서영주 대표는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서울역'을 공동제작하며 감독 브랜드화에 나섰다.


서영주 대표는 "미국은 CAA처럼 매니지먼트사와는 별도로 에이전시사들이 다양한 인재들과 계약을 맺어 영역을 확장한다"며 "아시아 시장에 다양한 한국 감독과 작가, 배우까지 에이전트로 영역을 확장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범죄소년'에 출연한 배우 서영주, '스톤'의 조동인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것도 에이전트 사업을 넓히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자신의 경력이 하나의 사업 영역인 사람은 드물다. 그건 그 길을 개척해 왔다는 뜻이다. 서영주 대표는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개척했다. 서 대표가 꿈꾸는 종합 에이전시가 한국영화의 또 다른 길을 개척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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