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영진위 감금 소동..경찰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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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김종현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종현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존폐위기를 겪고 있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영화진흥위원회와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영진위 회의록을 열람하던 청소년영화제 관계자와 영진위 직원이 다툼을 벌이다가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20일 서울중부경찰서는 영화제 예산편성 관련 영진위 회의록을 열람하던 인터넷 매체 기자 임모씨의 취재수첩을 빼앗아 찢은 혐의(재물손괴)로 영진위 직원 김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영진위 산하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임모씨 취재수첩을 한 장 찢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영진위는 지난해 2억원을 지원했던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에 올해는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엄진화 사무국장은 이 결정이 나온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영진위 회의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날 임씨와 동행해 같이 열람했다. 임씨는 기자 신분을 숨기고 서울청소년영화제 관계자인 것처럼 행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임씨가 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영진위 직원 김모씨는 비공개 자료 인만큼 정보공개를 청구한 사람만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고 주장 하면서, 사진 촬영과 메모는 불가능하다며 임씨를 제지했다. 양측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감금을 당했다며 경찰을 부른 뒤 문을 잠그고 대치하기까지 했다. 이후 김종현 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까지 달려와 회의록을 두고 갈등이 이어졌다. 결국 오후 6시가 지나 열람시간이 끝나자 양측의 소동은 일단락됐다. 이후 청소년영화제 직원과 동행했던 인터넷 매체 기자 임모씨는 이후 영진위 직원을 재물손괴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와 영진위는 현재 행정소송까지 벌이며 크게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일했던 프리랜서 직원 2명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영진위 산하 공정경쟁환경조성특별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영진위는 양측의 입장을 들은 뒤 청소년영화제 측에 체불 임금을 주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청소년영화제 측은 프리랜서 직원들이 업무가 태만했다며 임금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영진위는 다시 한 차례 권고를 했지만 청소년영화제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영진위는 임금 지불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공모 지원 자격 신청을 배제시켰다.


이에 대해 청소년영화제 측은 "민원을 제기한 프리랜서 A가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과 친분이 깊다"며 "김동호 위원장이 영진위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진위는 강하게 반발했다. 영진위 측은 "(청소년영화제) 주장은 터무니없다. 임금체불은 영진위에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라며 "영진위에서 두 차례 권고를 한 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예산 지원 신청을 일절 받아들이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체불 임금은 불과 200여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라며 "청소년영화제는 프리랜서와 갈등으로 소송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측의 갈등을 엉뚱하게 영진위로 떠넘기고 있다"고 항변했다.


당장 청소년영화제는 영진위 지원금 2억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화제 개최조차 불투명할 정도로 재정적인 타격을 크게 입은 것.


청소년영화제는 올 초 영진위를 상대로 지원금 신청 자격 배제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청소년영화제 측은 지난 3월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법원이 행정 조치 중단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일단 신청은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 청소년영화제와 영진위의 행정소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청소년영화제는 영진위에 2015년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공모에 신청을 했지만 영진위는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청소년영화제측이 당시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영진위와 큰 갈등을 빚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소년영화제는 서울시로부터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영진위 지원금 2억원에, 서울시 지원금 3억 2000만원까지 받지 못하게 되자 청소년영화제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체코 질른청소년영화제와 이탈리아 지포니청소년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국제청소년영화제로 꼽힌다. 그런 영화제지만 8월5일 개막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김종현 위원장은 "영화제를 살릴 수만 있다면 물러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규모를 줄이고 최대한 후원을 받아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이래저래 올해 영화계에는 스산한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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