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사루만 역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대배우 크리스토퍼 리가 93세로 타계했다.
11일(한국시간) 외신은 배우 크리스토퍼 리가 지난 7일 영국 런던 첼시에 위치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크리스토퍼 리가 런던 첼시에 있는 병원에서 호흡 곤란과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눈을 감았다"고 설명했다. 가족에게 먼저 고인의 죽음을 알리고 싶었던 아내의 뜻 때문에 그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1922년생인 크리스토퍼 리는 1948년 영화 '코리더 오브 미러(Corridor of Mirrors)'로 데뷔한 후 약 2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해 온 영국의 대표 배우다. 무려 195cm에 달하는 키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프랑켄슈타인의 저주'(1957), '드라큘라'(1958) 및 그 시리즈, '드라큘라가 깨어나는 밤'(1970) 등의 작품으로 강렬한 어둠의 왕자 이미지를 구축해했다.
하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서부의 여걸 하니'(1971), 제임스 본드 시리즈, '사총사'(1973)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고, 영국을 대표하는 대배우 가운데 하나로 널리 사랑받았다.
과거에는 드라큐라라는 이미지로 널리 각인됐던 그는 2000년대 들어 피터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호빗' 시리즈에서 흰색의 대 마법사 사루만 역을 맡아 또 다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해 개봉한 '호빗:다섯군대 전투',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출연할 만큼 노년에도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어쩌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기도 하다. 그는 '반지의 제왕' 원작자인 J. R. R. 톨킨에 관한한 전문가로 '반지의 제왕' 출연진과 제작진을 통틀어 톨킨과 만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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