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알투비' 이후 영화는 3년을 쉬었다. TV드라마는 '트리플' 이후 지난해 '고교처세왕'으로 돌아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연기 활동을 중단한 지 3년여가 흘렀었다.
그 긴 시간, 이하나는 연애도 하고, 노래도 만들었다고 했다. 소문은 무성했다. 그랬던 이하나가 돌아왔으니 반길 사람들이 많았다. 10월22일 개봉한 '특종:량첸살인기'는 이하나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쉽기도 할 만하다.
'특종'은 연쇄살인범과 관련해 희대의 특종인 줄 알고 보도했다가 희대의 오보란 걸 깨닫는 기자가 벌이는 일을 그린 영화. 이하나는 그 기자와 이혼 위기에 놓은 아내로 출연했다. 비중이나 영화에 놓인 자리로 치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이하나를 만나니 반갑기도 하다. 질문과 답에 마가 뜨기도 하는 이하나 뉘앙스를 일부 살렸다.
-'특종'은 어떻게 하게 됐나.
▶원래 노덕 감독과 인연이 있었다. 노덕 감독의 전작인 '연애의 온도'가 '헤어지다'라는 제목으로 준비했을 때 출연하기로 했었다. 그러다가 엎어졌었는데 노덕 감독이 그 때 인연이 기억이 난다며 제안을 해줬다.
-영화 속 캐릭터 비중이나 역할이 좀 아쉬움이 남긴 하는데.
▶누구는 민폐녀라고도 하던데. 맞아요. 맞아요. 친구들도 많이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민폐녀 역할이라고 해도 전혀 불만이 없었다. 이 영화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오래 활동을 안 하다가 '특종'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는데.
▶음악을 한다고 이야기는 했는데 앨범을 못 냈다. 내년에는 꼭 낼 계획이다. 음악을 오래 준비해놨으니 짠 하고 갖고 나오면 좋았을텐데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이번에 '짝퉁 패밀리'란 드라마를 했는데 팬들이 되게 좋아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팬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은데 오붓하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고 가족 같다. 예, 예, 그래요. '착하지 않은 여자들' 같은 경우 김인영 작가님이 연락을 주셔서 하게 됐다. 노덕 감독님도 그렇고 여자 보스, 여자 대장에 대한 소망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를 선택할 때, 누군가의 부름이나 팬들에 대한 감사 등 수동적인 이유로 하는 경향이 있나.
▶어떻게 아셨어요? 그렇지 않아도 대답하다 보니 아, 내가 그런 사람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남들의 부름이나 기쁨이 우선인 것 같아요. '짝퉁패밀리'를 했을 때 피디님이 원래 여름 엔딩 장면이었는데 촬영장 여건이 여름이 안되니 그냥 겨울로 바꾸더라구요. 그런 배포가 너무 멋있더라구요.
난 미리 정해진 게 있다면 상황이 안되더라도 그걸로 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편이거든요. 그게 거짓말이라고 한다면 예, 저는 거짓말을 하는 편인에요.
-그게 왜 거짓말인지.
▶'연예시대'로 데뷔했는데, 그런 오디션을 10번 정도 더 보고 될 줄 알았는데 바로 합격했다. 지금은 그게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안다. 음반을 준비하다가 배고픈 적은 있었는데 연기로 배고픈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런 고민, 스스로에 대한 거짓말 같은 걸 느낀다.
-'특종' 촬영은 어땠나.
▶현장에서 많이 혼났다. 우는 연기가 내 마음 속 표현과 너무 달랐다. 그래서 맨붕이 왔다. 누구에게 혼났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혼이 많이 났다. 노덕 감독이 연기를 무척 잘한다. 그걸 따라 하는 게 오히려 더 맞을 때가 있었다.
-그래도 상당히 자연스러웠는데.
▶아니죠. 아니죠. 내게는 어떤 감성들이 덜 한 것 같다. 가만히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사람들을 잘 안 만난다. 그러다보니 보니 남들과 감정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내 진심이 아깝다고 생각된 적은 있다. 얼마 전 동료배우와 이야기를 하다가 연기하다가 어떨 때 가장 아쉽냐고 했는데 "내 진심이 아까울 때가 가장 힘들다"고 하더라. 그 말이 참 와 닿았다.
-'특종'에서도 진심이 아까운 적이 있었나.
▶'특종'에선 찍은 장면 대부분이 다 나왔다. 어떤 특정 영화 이야기라기 보다 어떤 일이 있을 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연연하지 않는 게 필요하단 생각이 들더라. 어떤 선배님이 해 준 이야기인데 난 보통 좋은 일이면 내가 한 결과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 과정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음. 이러고보니 참 사람들 잘 안 만난다고 해놓고 남의 이야기 잘 듣고 사는 것 같다.
-남편 역인 조정석과는 어땠나.
▶어휴, 아주 감질 났어요. 컷 사인이 나오면 특히 감질 났어요. 애드리브도 많고. 정말 다른 영화에서 또 한 번 만나고 싶어요. 그런데 '량첸살인기'란 책이란 이 영화가 너무 잘 맞는 것 같지 않나요? 이 영화가 잘 되서 그 책도 화제가 됐으면 좋겠어요.
-'량첸살인기'란 책은 노덕 감독이 이 영화를 위해 가상으로 만든 책인데.
▶이제 알았네요. 영화 속 내용과 너무 잘 맞는 책이라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내년에 앨범을 내겠다는 건 당분간 연기를 안하겠다는 뜻인가.
▶오늘 기타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노래를 엄마랑 오빠만 알아서. 연기에 대해 한계를 느꼈다가 이번에 '짝퉁 패밀리'를 하면서 즐거움을 배웠다. 그러면서 연기 열정이 늘었다. 좋은 작품을 제안받는다면 할 수도 있다. 그래도 팬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노래를 꼭 들려주고 싶다.
-연기보다 노래가 더 좋나.
▶전혀요. 전혀요. 그냥 나에 대해 더 집중하고 싶고, 그래야 더 책임을 느끼고,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지금은 음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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