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쯤 하면 오스카 효과가 아니라 오스카 역효과라 해야 할 판이다. '스포트라이트'와 '룸' 등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려하게 주목받았던 수상작들이 때아닌 불법 다운로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탓이다.
최고상인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감독 톰 맥카시)가 첫번째 타깃. 가톨릭 교회에서 10여년간 벌어진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쳐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뤄 오스카 이전부터 각종 비평가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영화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각) 수상소식이 전해진 직후 입소문을 타며 관객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불법 파일이 기승을 부려 지난 3일 수입사 측이 강력한 처벌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수입사 측은 "불법 파일을 온라인에 게시하거나 배포, 유통, 공유, 다운로드하는 모든 행위는 불법"이라며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현재 불법으로 유포되고 있는 게시물에 대해 삭제 및 해당 사이트에 경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이버 수사 의뢰 및 저작권보호센터 조사 등 동원할 수 있는 민,형사상 모든 절차를 통해 최초 유포자 및 불법 게시자, 그리고 영상을 다운로드 한 사람에 대하여도 강경한 법적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 라슨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룸'(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 또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7년의 감금생활 끝에 아이와 함께 세상에 나선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그러나 호평에 더해진 유명세를 타고 불법 파일이 토렌트, SNS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확산돼 역시 수입사 측이 8일 입장을 발표했다.
수입사는 "전문 기관에 의뢰하여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파일에 대한 삭제 및 신고조치를 하고 있으며, 나아가 해당 영상물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최초 유포자 및 게시자 및 해당 영상을 다운받은 모든 사람들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수입사는 "영화 '룸'의 파일을 게시, 배포, 유통, 공유 그리고 다운로드 하는 모든 행위는 불법이며, 영화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치명적 행위"라면서 "'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영화관 관람 등의 합법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이 사태로 인해 저작권에 대한 인식 또한 고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화제작들의 불법파일 유통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해외에서 먼저 공개된 뒤 정식 수입과정을 거쳐 한국에서 선보이는 외화의 경우 더 기승을 부린다. 오스카 효과 등으로 유명세가 더해지면 불법파일 유통도 더 힘을 얻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조수미가 부른 주제가가 이번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던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의 '유스' 또한 불법 파일이 유통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 수입사 관계자는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지만 불법파일 유통은 여전히 남아 있는 고질적 문제"라며 "특히 1~2만명 관객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중소규모 수입배급사에게는 더욱 큰 타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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