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주토피아'가 역대급 롱런을 이어가며 지난 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개봉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
이를 기념해 제작자인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클라크 스펜서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 흥행과 관련해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라며 관객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클라크 스펜서와의 일문일답 전문.
-'주토피아'가 개봉 후 8주 이상 한국 박스 오피스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주토피아'의 한국 흥행 성적이 정말 놀랍다! 8주간 박스오피스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니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고 영광이다. 감사드린다!
-'주토피아'는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리라고 예상했는가?
▶영화를 만들 때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에 상관 없이 전 세계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 데 집중할 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항상 떨린다. 우리가 만든 스토리와 캐릭터를 드디어 관객들이 평가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토피아'를 만들면서 즐거웠던 만큼 관객들이 주토피아의 세계를 좋아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지만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
-'주토피아'는 어린이용 동물 영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인데 맞는가? 어떤 관객층을 타깃으로 삼았는가?
▶애니메이션은 무조건 아이들이나 가족 영화라고 생각하는 고정적인 시각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애니메이션은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한 영화의 장르적 수단일 뿐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관객들이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어른과 아이들에게 통하는 유머를 넣고 캐릭터에게서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주제를 다루려고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세계 모든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
-주디와 닉 콤비가 큰 인기다. 둘이 친구 이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까?
▶좋은 질문이다. 우리 제작진도 닉과 주디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닉과 주디가 서로를 놀리는 모습은 정말 좋아 보이고 재미있다. 친구 사이에 그러듯 서로를 놀리면서 재미있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관계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둘의 관계 역학이 완전히 바뀌어버리기 때문이다.
-나무늘보의 인기가 상당하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나무늘보 플래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나무늘보가 정부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정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스토리 룸에서 처음 나왔던 순간이 기억난다.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고 그 장면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 곧바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무늘보 신은 이 영화에서 가장 코믹한 신 중 하나다. '주토피아'를 수없이 많이 봤지만 아직도 나무늘보 신이 나올 나올 때마다 웃음을 터뜨린다. 그 장면에 나오는 주디, 닉, 플래시 등의 캐릭터를 볼 때마다 애니메이터들이 각 캐릭터들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살펴보게 된다. 캐릭터들의 행동이 정말로 미묘하게 잘 표현된 장면이다.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만약 계획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 살짝 귀띔 부탁한다.
▶영화를 만들 때는 후속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 최고의 이야기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 한 편이 완성되면 후련하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든다. 최선을 다해서 만든 캐릭터들과 작별을 해야 하니까. 만약 디즈니에서 주토피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또 만들자고 한다면 "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 정말 영광이고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주토피아'에 참여한 디즈니의 아티스트 500명을 대신해서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우리가 만든 영화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주는 것만큼 큰 기쁨은 없다. 영화 속 캐릭터나 세계관, 테마, 유머, 감정 표현 등이 관객들을 움직이는 것이다. '주토피아'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 드린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