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위대한소원''철원기행'..'시빌워' 공세에 눈여겨 볼 韓영화②

발행:
윤상근 기자
[★리포트]
/사진='4등', '위대한 소원', '철원기행' 포스터
/사진='4등', '위대한 소원', '철원기행' 포스터


마블산 슈퍼히어로의 한국 극장가 공습이 27일 시작됐다. 관객들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이 이끄는 두 팀의 맞대결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매율은 이미 95%를 찍으면서 상상을 초월한 흥행 가도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도 제대로 된 팝콘 무비로서 딱 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터.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등장으로 안 그래도 얼어붙은 4월 극장가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찰 전망이다.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시빌워' 공세에 규모는 작아도 의미와 재미를 갖춘 영화들을 쉽게 접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월 초를 넘어서게 되면 이미 상영관의 대부분을 확보한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때문에 정작 다른 영화에 대한 관심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쉽게 간과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진 관객이라면 이 작품 정도는 눈 여겨 봐도 될 것 같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블록버스터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재미와 의미는 결코 뒤지지 않는 한국 영화들을 소개해본다.


/사진='4등' 스틸


◆ '4등',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극성' 엄마의 존재감


정지우 감독의 신작 '4등'은 한 번 쯤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대한민국 학원 스포츠의 단면을 담은 영화다. '4등'은 4등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학원 폭력의 수위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4등'에는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 준호(유재상 분)를 이끌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엄마 정애(이항나 분)는 극성 엄마의 표본이다. 준호를 1등으로, 아니 4등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애의 모습은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이를 바라보는 준호의 코치이자 왕년의 수영 천재 광수(박해준 분)는 준호에게 "너희 엄마가 만약 수영 배웠으면 진작에 1등 하고도 남았다"고 비꼴 정도다.


'4등'은 4등을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정애를 비추며 1등에게만 찬사를 보내는 사회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4등'을 통해 우리 사회 속에 숨겨진 묘한 감정들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또 다른 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위대한 소원' 스틸


◆ '위대한 소원', 안재홍의 천재적인 병맛 코미디를 감상하시라


'위대한 소원'(감독 남대중)은 '봉블리' 안재홍의 코믹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재홍은 '위대한 유산'에서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고, 그렇다고 무슨 행동만 하면 일만 커지는 사고뭉치지만, 친구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달려오는 의리 만큼은 남들 못지 않은 갑덕을 연기했다.


안재홍의 연기는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 웃기려 하지 않은 척 하며 진지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모습부터가 그냥 웃기다. 애초에 비싼 옷을 줘도 못 입고 머리도 어떻게 해야 멋있게 하는 지 전혀 모르는 바보 캐릭터를 완성한 것만으로도 안재홍의 탁월한 센스를 짐작하게 한다. 발가벗은 채로 밤중에 거리를 활보하고, 시뻘건 눈으로 충혈된 모습으로 신세를 한탄하는 모습은 압권이다.


남대중 감독은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여러 불편한 소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위대한 소원'을 아슬아슬한 병맛 코미디로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안재홍이 있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 볼 수 없는 빵 터지는 코미디 그 자체다.


/사진='철원기행' 스틸


◆ '철원기행', 이토록 답답하고도 공감 가는 동거가 있을까


'철원기행'은 제목 그대로 철원에서 벌어진 기행이다. 철원에 내린 폭설로 인해 일가족 5명이 2박 3일 동안 좁은 집 구석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이 그 자체로는 오순도순 화목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혼이라는 단어가 더해지면 분위기는 완전 달라진다. '철원기행'은 이혼을 선언한 아버지의 이 한 마디에서 시작한다.


아버지 성근(문창길 분)를 비롯해 이혼 통보를 받은 어머니 여정(이영란 분), 그리고 이를 말없이 지켜보는 장남 동욱(김민혁 분)과 분위기를 깨려 살갑게 다가가는 며느리 혜정(이상희 분), 여기에 철없는 막내아들 재현(허재원 분)까지. '철원기행'은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한 일가족의 분위기를 전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하소연도 전한다. 이는 진한 여운을 남기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철원기행'은 각 캐릭터들이 서로 만나며 발생하는 에피소드에 집중했다. 그럼으로써 현실감을 높일 수 있었고 메시지 전달 역시 다양해질 수 있었다. '철원기행'은 보는 내내 '맞아, 저랬었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영화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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