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한국영화 빅4의 양보 없는 대전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NEW의 '부산행'을 시작으로 CJ E&M의 '인천상륙작전',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덕혜옹주', 그리고 쇼박스의 '터널'까지 각 배급사가 사활을 건 네 작품이 줄줄이 관객을 찾는다. '부산행'의 공유, '인천상륙작전'의 이정재, '덕혜옹주'의 손예진, '터널'의 하정우 등 든든한 대표 배우들을 얼굴로 내세웠지만, 사실 한번 더 들여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묵직한 히든카드들이 상당하다. 여름 빅4의 또 다른 주인공들인 네 사람을 짚어본다. 바로 마동석, 이범수, 박해일, 오달수다.
'부산행'의 마동석은 칸에서 이미 입증된 히든카드다. 영화는 의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이 좀비가 돼 산 자들을 덮치는 전대미문의 재난 속에 부산으로 떠난 KTX 속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다. 마동석은 임신한 아내와 기차에 오른 남자 상화 역을 맡았다.
공유가 이끄는 메인 스토리 라인에선 살짝 빗겨있지만 매력은 출중하다. 특히 남성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된 귀여운 캐릭터로 '마요미' '마쁜이'라 불리는 마동석에게는 맞춤옷이나 다름없는 역할이다. 덩치에도 불구하고 아내에게 꼼짝 못하는 사랑꾼이지만, 위협 앞에선 당당히 나선 멋진 남자이기도 하다. 그 통쾌한 반전에 '부산행'이 먼저 공개된 지난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는 마동석이 뭔가 해낼 때마다 환호성, 휘파람이 이어졌을 정도다.
6.25 전쟁의 극적인 순간을 그린 '인천상륙작전'에는 이범수가 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을 막으려는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을 맡았다. 주인공 이정재,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에게 가려졌지만 그는 쟁쟁한 연합군파와 맞설 북한군 측 중심축이다.
선악을 넘나드는 강력한 캐릭터를 선보여 온 이범수는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야 하는 영화의 한 축을 책임진다. 그는 냉철한 판단력과 불같은 성격을 겸비한 장학수를 강렬하게 그려보일 예정이다. 아버지가 6.25 전쟁 당시 육군 중위로 활약한 참전용사인 이범수는 극 중 등장하는 실존인물들에게 누가 될까 더욱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연기를 펼쳤다는 후문이다.
'덕혜옹주'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공주,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담은 팩션이다. 타이틀롤 손예진이 먼저 보이지만 그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끄는 이가 바로 박해일이다. 분량도 상당하다. 그는 덕혜옹주를 고국으로 데려가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을 맡았다.
그 스스로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의 여러 모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보여줄 수밖에 없는 역할"이라 했을 만큼 다양한 면모를 지닌 캐릭터다. 박해일 특유의 온화한 카리스마, 묵직한 존재감은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야기에 또 다른 차원의 진정성을 더한다. 허진호 감독은 "다름 아닌 박해일이 연기했기에 생긴 정당성과 당위성이 그려질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천만요정 오달수는 붕괴된 터널에 갇힌 한 남자를 구조하는 과정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 '터널'에 출연했다. 지난해 여름 흥행작 '암살'에서 하정우와 찰떡같은 콤비 플레이를 보였던 그는 터널 속에 갇힌 하정우를 구하려는 구조대장 대경 역을 맡았다. 동시에 터널 밖을 책임지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극을 이끈다.
수많은 흥행영화에서 코믹 감초 배우로 주로 활약한 오달수의 이전 모습을 생각하면 신선한 변신이다. 어떤 역할에도 고유한 리얼리티를 불어넣는 오달수이기에 캐스팅했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구조에 사력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담긴 스틸컷만으로도 달라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제작진은 "오달수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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