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첫 1000만 영화 '부산행'에서 노숙자로 분한 배우 최귀화. 사진(왼쪽) 속 최귀화가 입고있는 초록색 점퍼, 혹시 눈에 익지 않으신지? 바로 '곡성'의 무명 천우희가 촬영 내내 걸치고 있었던 카키색 점퍼다.
고생하던 가운데 찍은 티가 역력한 최귀화의 이 셀프카메라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한창 촬영하던 중 남긴 것. 곽도원이 맡은 종구의 친구 역할로 '곡성'에 출연했던 최귀화는 산속 촬영이 너무 힘들어 잠시 무명 역 천우희의 점퍼를 빌려입고 휴식을 취하다 사진을 찍었다. 이 카키색 점퍼는 이후 많은 이들이 '곡성'을 패러디할 때 빼놓지 않고 착용하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공교롭게도 최귀화는 '부산행'에서 이 비슷한 누더기 점퍼를 입은 노숙자가 돼 다시 관객과 만났다. 물론 같은 옷은 아니다. 더욱이 실감 나는 노숙자 분위기를 내기 위해 꼬질꼬질 때를 입혔다. 최귀화는 '부산행' 촬영에 앞서 이 옷을 그대로 입고 분장까지 마친 채 진짜 서울역으로 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영화 속 노숙자들의 처지에 공감해보기 위한 노력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해 자연스럽게 노숙자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사진 오른쪽) 또한 눈길을 끈다. 역 이용객들이 슬금슬금 주위를 피한 탓에 홀로 역을 걷고 있는 그의 모습이 영화 속 노숙자가 현실로 튀어나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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