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영화계를 결산하며 '충무로의 여풍'은 빼놓을 수 없다. 데뷔 50년의 윤여정부터, 신예 김태리까지 다양한 배우들이 여러 작품에서 연기를 펼치며 2016년 영화계를 이끌었다. 올해 관객의 사랑과 지지를 받은 여자 배우들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손예진
손예진은 올해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두 작품으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다.
먼저 스릴러 영화 '비밀은 없다'에서는 정치인의 아내이자 딸 키우는 엄마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극중 연홍 역할을 맡은 손예진은 딸의 실종에 분노하고, 충격적인 진실에 맞닥뜨리며 광기 어린 연기를 펼쳐 호평 받았다.
이어 '덕혜옹주'에서는 타이틀롤 덕혜옹주 역할을 맡아 절절한 연기를 펼쳤다. 손예진은 '인생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을 들은데 이어 '덕혜옹주'로 5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명실공히 충무로 흥행보증 수표임을 증명했다. 당시 '인천상륙작전', '터널'등 여름 대작과 겨뤘던 '덕혜옹주'는 여성 원톱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며 주목 받았다.
이후 손예진은 영평상, 부일영화상, 올해의 여성인상 등에서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혜수
배우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로 코미디에 도전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김혜수는 영화 속에서 남자 친구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고, 가족 만들기에 나선 왕년의 스타 고주연 역할로 열연을 펼쳤다.
앞서 tvN 드라마 '시그널'로 사랑 받았던 김혜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나섰다.
영화 속에서 여배우 역할을 맡은 김혜수는,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코믹 연기를 펼쳤다. 김혜수는 필러로 퉁퉁 부은 입술부터, 철 없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210만 관객을 모았다.
◆김민희
김민희는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그 최고의 순간에 함께 하지 못했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로 배우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김민희는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영화감독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이 터지며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428만 관객을 동원한 '아가씨'가 국내외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식지 않는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행복해야 할 주인공 김민희가 이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유부남 감독과의 불륜에 많은 비판과 질책이 쏟아졌지만, 그의 연기와 배우로서의 능력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는 듯 하다. 김민희는 '아가씨'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또렷하게 각인시켰고, 인생 연기를 펼쳤다.
◆윤여정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윤여정은 그녀의 연기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했다. '죽여주는 여자'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성매매 노인 소영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윤여정은 영화 '화녀'(1971)와 '충녀'(1972) 이후 44년 만에 단독 주연을 맡았다.
윤여정은 삶과 죽음,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담담하게 인간의 연민과 애정을 보여주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상의 모습을 표현하며 열연을 펼쳤다.
윤여정은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 여전히 현역으로 충무로를 사로잡으며 후배 배우들의 존경과 박수를 받았다. 충무로에 윤여정 같은 배우가 있기에 후배 배우들은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
◆김태리
김태리는 첫 상업영화 데뷔작 '아가씨'를 통해 충무로 최고의 신인 배우로 떠올랐다. '아가씨'에서 김민희의 하녀 숙희로 분한 김태리는 김민희와 함께 파격 동성 정사신을 선보였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가씨' 주연으로 발탁된 김태리는 오디션 당시 '노출 수위 조절 불가'라는 조건으로 영화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주목 받았다.
영화 개봉 전 파격 노출로 화제를 모았던 김태리는, 노출은 넘어 연기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고, 충무로 최고의 신인 배우로 연말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천우희
'한공주'로 충무로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각종 상을 휩쓸었던 천우희는 올해 영화 '곡성'으로 관객을 홀렸다.
'곡성'에서 무명 역할을 맡은 천우희는 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천우희만이 할 수 있는 연기로 영화에 힘을 더하며 '곡성'의 흥행을 이끌었다.
당초 올해 11월 개봉 예정이던 영화 '어느날'의 개봉이 내년으로 밀린 가운데, 천우희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한예리
올해 한예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 '사냥'을 비롯해 '최악의 하루',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춘몽', 여성영화 '더 테이블'까지 다양한 작품을 쏟아내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엄지원&공효진
엄지원과 공효진은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로 연말 여성 파워를 보여줬다. 두 사람은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와, 아이를 데리고 사라진 보모로 각각 분해, 진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특히 영화 속에서 중국인 역할을 맡은 공효진은 중국어와 어눌한 한국어 연기를 선보이며 '공블리'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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