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성과 정우성, 배성우와 류준열이 함께 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 '더 킹'이 베일을 벗었다.
15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사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벌이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조인성과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한재림 감독이 참석했다.
8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인성, 처음 호흡을 맞춘 정우성에게 일단 관심이 쏠렸다.
조인성은 이번 작품에서 세상의 왕이 되길 꿈꾸는 남자 태수로 분해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30년을 넘나드는 세월을 그리며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며 "오랜만에 만나뵙는 것이고 그에 걸맞게 많이 나온다"며 "기다리셨던 분들에게는 목마름을 해소해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1년생인데 연기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기분도 느꼈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태수라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실세 한강식이 됐다. 그는 "조작 은폐 자기편의적 법 집행을 보며 즐거워하는 한강식을 보시면 느끼실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이 인물을 망가뜨리고 싶었다"는 정우성은 "시스템과 관력 안에서 우아한 척 품위있는 척 하면서 부당하고도 비도덕적인 일을 자행하면 얼마나 처절한 폭력이 되는지를 사람들이 알았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배성우는 권력 앞에서 순종적인 한강식의 오른팔 양동철 역을 맡았다. 한재림 감독이 미리 알고 있어 캐릭터에 인물을 녹여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배성우는 "알고보니 비선실세"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배성우는 "그러나 모든 것은 연기일 뿐"이라고 받아치는가 하면 '조인성 정우성이 둘다 검사라니 비현실적'이란 평가에 "제가 현실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고 있다"고 눙치기도 했다.
류준열은 태수의 친구로 그를 뒤에서 돕는 폭력조직 2인자 두일로 분했다. 류준열은 "데칼코마니 같은 인물이다. 오히려 두일이 검사같고 검사들이 조폭같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서 선배 배우들에 대해 "워낙 스타셔서 선입견이 없을 수가 없었는데 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간적인 면을 많이 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티저예고편 공개 당시 시국과 맞물려 큰 화제를 모았던 극중 권력자 검사들의 굿 장면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다. 마침 한재림 감독이 차린 '더 킹'의 제작사 이름은 '우주필름'. 정우성마저 "내가 왜 우주필름인지 그걸 질문하고 싶었다"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에 한재림 감독은 난감해 하며 "어떤, 삶이라는 게 많은 우연과 어떤 우리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선 안되는 일이 벌어진다. 우리 영화 대사이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감독은 "굿이든 시국과 닮아 있는 것을 일부러 의도했다기보다는 정말 취재 과정에서 많은 우리나라 권력자들이 이런 일들을 많이 하시더라. 그런데서 '아 이렇구나' 하고 시나리오에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필름은 SF영화를 만들고 싶은 꿈이 녹아있는 것"이라면서 "해당 굿 장면은 7월에 한 것으로 추가 촬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은 "아 정말로 불행한 일이다, 사실. 웃자고 한 상황이 시국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비극이고 불운한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정우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인 조직을 해학적으로 풍자하고 비튼 용기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며 "어찌 하다보니 시국이 이렇게 돼서. 그러다보니까 촬영을 다 해놓고 편집해보니까 굉장히 현실과 맞닿아 있다. 시나리오 쓰실 때 신 내렸었냐고 물어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7월 따뜻한 날인데 설정이 겨울이라 겨울 의상을 입고 그냥 푸르름을 무시하고 촬영한 장면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인성 또한 "촬영 당시엔 이정도 시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다"며 "그래서 당황한 게 있다. 비틀어서 찍은 게 현실과 맞아떨어져서 당황한 쪽은 저희"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영화로 어떤 통쾌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 시국에서 절망에 빠져 계시다면 이 영화로 희망을 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재림 감독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마당놀이 같은 우리 고유의 풍자가 있다. 춤추고 놀면서 감동과 해학을 담았다. 우리도 풍자를 어렵고 보기 고통스럽게 보여주지 말고 제대로 노는 영화를 만들면 마음 속에 사회의 부조리함이 더 느껴지고 반성하고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을 맞아 마당놀이를 보듯 흥겹게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더 킹'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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