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관계가 갑을관계도 아니고, 짚을 건 짚고 할 말은 해야 한다."
'군함도' 류승완 감독의 일침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류승완 감독은 15일 오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시마섬을 배경으로 삼아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곳이었음을 새로이 조명한다.
한일관계에 있어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담았기에 제작 단계부터 일본 언론 등의 관심이 컸던 게 사실. 심지어 일본 언론이 '군함도' 속 내용이 왜곡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도 아사히 신문, 후지TV, 서일본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참석해 취재 경쟁을 벌였고, 중국과 대만, 미국 취재진도 현장을 지켜봤다.
일부러 한국의 소중한 유물들이 전시된 국립중앙박물관을 택해 영화를 처음 선보인 류승완 감독은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된 이야기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며 사실과 창작의 경계를 분명히 했다.
류 감독은 그는 일본 아사히 신문 기자로부터 '영화의 어느 정도가 사실이며 또 영화가 한일관계에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실과 창작의 함량을 밝힐 수는 없는 문제라라면서도 "실제 총동원령 이후 많은 조선인들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징집됐다. 강제 혹은 속아서 자신이 원치 않은 방식으로 노동을 했고 그에 대한 임금과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본인이 실제 징용 피해자를 만나 취재한 내용, 하시마섬 자체의 해저 탄광 등을 언급했다.
류 감독은 "메인 인물의 사연과 이야기들은 그 시절에 제가 취재하면서 가능할 법한 이야기라 생각해 만든 것"이라며 "처음부터 다큐멘터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적인 서스펜스와 박력이 중요한 영화라 생각했다. 공개되고 나면 영화적 쾌감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일관계에 대해서 뼈있는 언급을 남겨 눈길을 집중시켰다.
류 감독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제가 좋아하는 일본 감독, 일본 영화가 많다. 일본 음식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본 친구도 있다. 한일관계가, 가까운 이웃의 관계가 잘 풀리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먼저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넘어가고 할 말은 해야 한다. 경우가 맞고 이치가 맞아야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지 우리가 갑을 관계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의 우려는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많이 불식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그러나 영화에 대해서만은 "미리 말씀드리면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소위 감성팔이, '국뽕'에 의존한 영화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송중기 배우가 '측은지심'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보편적 인간이라면 가질 수 있는 태도와 마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류승완 감독은 "어려움에 처했다면 조선인뿐 아니라 아프리카 난민도 돕고 한국 사람이 일본 지진이 났을 때 구호품을 보내기도 하지 않느냐"며 "이건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고 전쟁에 대한 이야기다. 전쟁이 어떻게 인간을 괴물로 만들 수 있는가.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는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많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마지막 인사에서도 "군함도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과 한일관계 등은 영화 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개봉하건 개봉하지 않건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영화를 만든 사람이 언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만 영화를 만든 영화쟁이로서 영화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영화를 보신다면 특별하고 강렬한 영화적 체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저도 궁금하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더했다.
실제로 '군함도'는 실제 군함도의 3분의 2 크기에 달하는 대형 세트장을 만들어 마치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최대치의 노력을 기울였다. 220억이라는 순제작비 또한 영화의 규모와 스펙터클을 짐작케 하는 요인.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최고 배우들이 함께하며 믿음과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최선을 다 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영화.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군함도'는 오는 7월 개봉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