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의 역습,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④

발행:
김현록 기자
[★리포트]
사진=포스터
사진=포스터

바야흐로 다큐멘터리의 역습이다.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힘과 시의성을 갖춘 다큐멘터리들이 속속 관객을 찾아 극장가의 틈새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공범자들'이다.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자백'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신고식을 치른 MBC 해직 PD출신 최승호 감독의 2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최 감독은 자신의 경험, 동료의 이야기를 곁들여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벌어진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신랄하게 꼬집었다. KBS MBC 양대 공영방송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공범자들' 또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달 17일 개봉한 '공범자들'은 현재까지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 감독의 전작 '자백'을 일찌감치 뛰어넘어 이슈와 흥행을 동시에 몰이하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개봉했던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감독 전인환)도 지난 달 30일 새롭게 돌아와 관객과 만나고 있다. 당시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주목받았다. 19만 명이라는 의미있는 흥행 성적표도 작성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정권교체가 있었고, 직후 개봉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다큐멘터리 '노무현입니다'가 185만 관객을 모으며 대박을 친 상황. 이번에 개봉하는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은 달라진 정치적 상황을 반영해 당시 미처 포함시키지 못했던 미공개 영상을 추가했다. 촛불시위 현장, 문재인 대통령의 옛 모습 등도 새롭게 포함됏다.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의 발단이 됐던 세월호 다큐 '다이빙벨'을 연출했던 MBC 기자 출신 이상호 감독의 2번째 영화 '김광석'도 함께 개봉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먼저 공개됐던 '김광석'은 1996년 가수 고 김광석의 석연찮은 죽음, 치열했던 음악 인생을 다루며 주목받고 있다.


다큐멘터리들의 개봉은 이후에도 이어진다. 오는 7일에는 '저수지게임'(감독 최진성)이 개봉한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제작에 나서 지난 대선 직전 개봉했던 '더 플랜'을 잇는 또 다른 정치색 강한 다큐멘터리다.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주연으로 등장해 이번엔 이명박 정권의 비자금 추적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영화 제목의 저수지란 '그 분'의 비자금이 모이는 바로 그 곳을 뜻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안녕 히어로'(감독 한영희)는 아빠와 아들의 가족영화지만 동시에 묵직한 목소리를 지닌 작품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아빠를 둔 소년 현우가 이해할 수 없는 싸움을 이어가던 아빠를 결국 영웅으로 받아들이기까지를 그린다. 따뜻한 시선 속에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해고 노동자 문제를 가족의 시선으로 끌어안았다.


오는 14일에는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개봉한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고통받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아 지난해 초 무려 358만 관객을 모은 영화 '귀향'에 다큐멘터리의 색채를 입혔다. '귀향'의 일부 장면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육성 증언을 더하고, 몇몇 장면을 추가해 또 다른 분위기를 냈다.


여름을 겨냥한 대작들이 물러간 가을 극장가에 크고작은 작품들이 틈새를 노리면서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시의성 있게 관객을 파고든 정치색 강한 다큐멘터리들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자백'에 이어 '공범자들'을 배급한 엣나인필름의 정상진 대표는 "방송을 통해 발언하던 분들이 스크린을 대안 매체로 택한 셈"이라며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흥행이 어려웠을 '노무현입니다'처럼 바뀐 정치적 분위기, 관심 있는 관객들의 적극적인 의지 또한 흥행 다큐의 탄생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 가운데 "작품의 완성도는 고르지 않다", "알맹이 없는 문제제기"라는 지적도 인다. 가을의 다큐들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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