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국제영화제 고위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며 이로 인한 2차 가해까지 당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영화제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부인했다.
유지선 부천국제영화제 전 프로그래머는 8일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 영화제 고위 간부를 지낸 원로 영화인 A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며, 영화제를 떠나게 된 뒤 2차 가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는 2003년 단기 스태프로 부천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뒤 프로그래머까지 10년 넘게 부천국제영화제에서 활동해 오다 2016년 9월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유지선씨는 "2013년 10월 1차 피해를 입었다. 당시 A씨가 영화제 사무실에서 신체 부위를 만지는 성추행을 당했다. 부천시 등에 문제를 제기해 당시 사과를 받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유씨는 "더 심각한 것은 2차 피해다. 새로운 영화제 집행부가 들어선 뒤 2016년 8월 전임 집행위원장과 일한 사람과 계속 함께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저 외에 다른 분들도 해고됐다"고 설명했다.
유지선씨는 "성추행 사건 이후 힘들게 영화제 일을 하면서도 프로그래밍 실적이 좋았고 새 집행부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터라 정치적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고 크게 당황했다"고 밝혔다.
유지선씨는 "그해 10월 현 영화제 고위 간부 B가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제 해고 사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무능력한 사람인데 전임 집행위원장과 성추행·성희롱 건이 있었고 협박으로 연명해 왔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며 "뒤늦게 이야기를 듣고 크게 당황했다.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현재 이와 관련한 명예훼손과 관련한 민사소송이 2년째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성추행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라 소송을 진행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심각한 2차 피해를 당했고 그것이 더 큰 문제라 생각했다. 성추행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다는데 분노했다. 그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유지선씨는 "제 일이기도 하고 어떤 식이든 자정이 필요하든 생각이 들어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나마 밝히게 됐다.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신원을 밝히는 데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럴수록 당당히 피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B씨는 스타뉴스에 "유지선씨가 주장하는 발언을 기자에게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유씨가 저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지만 조사 결과 이미 무혐의 처분까지 받은 사안이다"라고 반박했다.
B씨는 이어 "이같은 일로 영화제 이름이 거론되는 자체가 안타깝다. 부천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직은 계약직이라 해고라는 표현은 맞지 않고 당시 계약을 하지 않았던 것이며 저는 인사권자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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