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황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몽상가들'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77세.
27일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대변인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오전 7시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그간 암으로 투병해 왔다.
유럽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친 그는 동시대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와 섹스를 탐구하는 강렬한 작품세계,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표현 수위로 내내 논란을 몰고 다녔고 후대 영화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유일한 이탈리아 감독이기도 하다. 1987년 영화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그 모두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 황제'는 중국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자서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중국의 역사물을 연출한 첫 서양인 감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 촬영 당시 19세였던 여주인공 마리아 슈나이더가 40여년이 지난 뒤에야 '미투' 고백을 하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버터를 이용한 겁탈 장면을 촬영하면서 여배우와 합의 없이 촬영을 진행한 것. 2007년 마리아 슈라이더는 "굴욕감을 느꼈으며 성폭행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면서 이후 그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살아왔다고 고백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할리우드의 미투 고백이 이어진 지난해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1941년 3월 16일 이탈리아 북부 파르마에서 시인이자 작가였던 아틸리오 베르톨루치의 아들로 태어났다.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21세였던 1962년 연출한 데뷔작 '냉혹한 학살자'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순응자'(1970),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 '1900'(1977), '스틸링 뷰티'(1996), '몽상가들'(2003), '미앤유'(2012) 등을 연출했다. 2007년 베니스영화제 특별상인 명예 황금사자상, 2011년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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