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보스', 조폭 미화 아니라더니 [★날선무비]

발행:
강민경 기자
/사진=영화 '얼굴없는 보스' 포스터
/사진=영화 '얼굴없는 보스' 포스터


날선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화 '얼굴없는 보스'는 개봉 전부터 '조폭 미화', '조폭 우상화'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또 청소년들이 꼭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베일을 벗은 '얼굴없는 보스'는 강조했던 말과 달랐다. 결국 조폭 미화였고 우상화였다.


'얼굴없는 보스'는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보스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제 건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한 작품으로 9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탄생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시대에 역행하는 이야기는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얼굴없는 보스'를 보고 있노라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말도 안 되는 캐릭터들의 설정과 촌스러운 연출 등 때문이다. 화면은 대부분 흑백이다. 화려한 영상미라든지 CG 기술은 없고 올드하다는 느낌을 주기만 한다.


/사진=영화 '얼굴없는 보스' 스틸컷


대학 때까지 권투를 했던 상곤(천정명 분)은 친한 형이자 선배의 제안으로 건달을 시작한다. 아끼는 동생들과 같이 말이다. 그는 청와대까지 연이 닿는 큰 건설사 회장의 하나 뿐인 아들이다. 큰 어려움이 없이 살았던 그가 단지 폼나게 살아보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로 어처구니가 없다.


상곤이 가족과 연인을 뿌리치고 친한 동생들과 건달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의아함을 자아낸다. 상곤의 연인 민정(이시아 분)이 상곤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의 판사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다. 사랑하는 남자가 원하기에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민정의 "내 남편 깡패야"라는 대사에서 건달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낸다.


이야기 전개 과정도 매끄럽지 못하다. 뚝뚝 끊어진다. 전개 속도는 빠르지만 그 뿐이다. 상곤이 아끼는 동생 상구(곽희성 분)는 홧김에 다른 조폭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과정에서 상구는 사형을 선고 받아 사형 당한다. 상곤은 10년 형을 선고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는 상곤의 연인인 민정이 좌배석 판사로 배정받았다.


아무리 영화라지만, 집행되지 않는 사형 제도를 부활시킨 것은 헛웃음을 유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수에 대한 사형 집행 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이에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됐다.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이같은 설정을 한 것은 억지스럽다.


/사진=영화 '얼굴없는 보스' 스틸컷


상곤이 1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할 때 상곤의 또 다른 동생은 그를 뒷바라지 한다. '얼굴없는 보스'에서는 건달들이 평범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애썼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의리를 지키는 모습은 환상을 심어줄 뿐이다. 또 상곤이 10년간 복역할 때 철회(진이한 분)는 묵묵히 뒷바라지를 한다. 동생들의 월급이라며 돈을 꼬박 꼬박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사소한 일들까지 챙긴다.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남자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현실과 동떨어져 건달을 우상화하고 미화했다. 송창용 감독은 "그동안 조직, 폭력 이야기나 누아르 얘기들은 어떻게 보면 건달들을 우상화시켰다. 화려하고 멋있는 부분에 있어서 '얼굴없는 보스'는 실질적인 누아르다. 진짜 건달의 세계는 '인생이 안 좋다'라는 굉장한 교훈을 주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창용 감독의 말은 언어도단이고 어불성설이다.


송창용 감독은 한 건달의 비참한 말로를 통해 청소년들이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말은 와닿지 않는다. 건달을 우상화, 미화 시켜 놓고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니 아이러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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