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세'를 연출한 임선애 감독이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에서 수여하는 박남옥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26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측은 제 22회 영화제 박남옥상 수상자를 '69세' 임선애 감독으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를 추적단 불꽃과 뮤지션 슬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남옥상은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 박남옥을 기려 제정된 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선정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임선애 감독을 올해 박남옥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나이 든 여성이 경험한 성폭력을 다뤘다는 의미에서 큰 지지를 보내고 싶다. 영화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헤치는 과도한 지나침에 의존하기보다는 노인 여성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려는 시간이 오롯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선애 감독은 그간 20여 년을 영화 현장의 스태프로 열정을 다했다. 분명 영화의 길을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자신의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거라고 좌절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마침내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이야기로 관객과 만났다. 오랜 시간을 견디고 숙고해온 임선애 감독의 또렷한 선택이 박남옥 감독님의 선택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선애 감독은 "'69세'는 성폭력 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노인 여성의 이야기다. 낯설고 어려워 관심 받지 못했던 이야기를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되었는데 이런 뜻 깊은 상을 주셔서 감격스럽다. ‘박남옥상’의 의미와 무게감을 늘 생각하며, 계속 정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신설된 올해의 보이스는 한해 동안 여성 이슈와 현안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단체와 개인에게 드리는 상. 올해 수상자는 '텔레그램N번방' 실체를 처음으로 밝힌 추적단 불꽃과 음악으로 꾸준히 여성주의 시각에 메시지를 전하는 뮤지션 슬릭으로 선정됐다.
추적단 불꽃은 "지난해 7월부터 취재하며 텔레그램 n번방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를 기사로만 소비할 것이냐, 경찰에 신고해 사건에 개입할 것이냐 기로에 놓이기도 했었다. 우리는 기자이기 전에 사람으로 해야 할 일을 해야만 했다"라며 "범죄현장을 샅샅이 기록하고 수사에 힘을 보낸 행동이 수상 이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피해자가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보도해 이 전과 같이 피해자가 숨어야만 했던 세상을 바꿀 것이다"고 전했다.
슬릭 역시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슬로건 '서로를 보다'처럼, 영화는 늘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서로를 마주 보게 하는 좋은 매개체로 다가온 것 같다. 뜻 깊은 상에 감사하며 서로를 마주 보게 하는 음악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9월10일부터 16일까지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총 33개국 102편의 작품들이 안전한 방역 지침에 따라 극장에서 상영되며, 일부 상영작은 웨이브를 통해 동시 상영된다. 시상식은 9월 10일 개막식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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