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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의 고민 "'믿보배' 좋지만, 多 노출로 실망할까 두려워" [★FULL인터뷰]

발행:
강민경 기자
염혜란 /사진제공=찬란
염혜란 /사진제공=찬란

배우 염혜란(45)이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에 대해 자주, 종종, 가끔 아니고 많이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수식어는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많이 노출될 수록 실망할 일이 많을 것 같아 두려움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단편영화 '고함', '계절', '모험'으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3년 만에 빛을 보게 된 '빛과 철'이다. 염혜란은 개봉할 수 있다는 사실에 뭉클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렵게 세상에 나와서 뭉클하기도 하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감독님께서 고생하는 게 옆에서 느껴졌다. 이렇게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많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염혜란이 완성된 '빛과 철'을 본 건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을 통해서다.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그는 유료 관객으로서 스코어를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염혜란 /사진제공=찬란

"너무 어두운 이야기가 될까봐서 걱정을 했던 부분도 있다. 처음에는 제 연기 밖에 안 보여서 아쉬운 부분만 눈에 들어오더라. (시사를 통해 보니) 전체적으로 재밌었다. 알고 있는데도 보면 볼수록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마음으로 사로잡더라. 관객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00년 극단 연우무대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한 염혜란은 무대를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았다.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매체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시작으로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증인', '걸캅스'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염혜란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걸크러시 변호사 홍자영으로 분해 '국민 누나'라는 애칭을 얻음과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최근에는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카운터의 정신적 리더인 힐러 추매옥을 연기해 액션까지 소화했다. 그랬던 그가 '빛과 철'을 통해 서늘한 매력으로 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염혜란은 많고 많은 작품 중 왜 '빛과 철'을 선택했을까.


염혜란 /사진제공=찬란

"인물의 감정을 미스터리 장르로 풀었다. 중요한 건 이 인물들의 섬세한 변화였다. 잘 드러내야 했고, 잘 드러나야 했던 영화였다. 사실 여성 주인공들이 나왔던 이러한 작품은 없었다. 이렇게 만나보지 못했다. 지금까지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들을 보면 전문직이거나 한이 많다든지 특별했다. '빛과 철'은 보통의 삶을 사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재밌었다. 여성들의 연기를 섬세하고 풍부하게 그릴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그 점이 매력적이었다."


처음 만난 '빛과 철'에 대한 느낌은 어땠을까. 염혜란은 첫 느낌에 대해 강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종대 감독의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첫 느낌은 강렬했다. 쉽게 페이지를 넘겼는데 거대한 것들이 나오더라. 강렬한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작품 자체가 '감독님이 고민 끝에 써내셨구나', '탄탄하게 그려내셨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염혜란은 극중 영남 역을 맡았다. 영남은 교통사고 후 의식불명이 된 남편, 남은 딸을 위해 간병과 출근을 반복하는 고단한 일상을 버티고 있는 인물이다. 염혜란이 연기한 영남은 그동안 그가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다. 영남이라는 캐릭터는 염혜란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염혜란 /사진제공=찬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감독님께서 저를 처음 만났을 때 여러 모습으로 나오는데 대사를 하지 않고 있을 때 나오는 서늘한 느낌이 좋다고 하셨다. 염혜란이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영남은 어떤 배우가 했어도 욕심이 났을 캐릭터다.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변화하고, 어떨 때는 폭발적으로 변하는 인물을 만나기가 어렵다. 서늘한 느낌, 냉담한 느낌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모습으로 가득차 있는 모습이 새로웠다."


염혜란은 극중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김시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수상한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은 김시은이 받아야 하는 상이라고 했다.


"김시은 배우와 현장에서 친해질 수 없었다. 캐릭터 때문에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물론 촬영 이후에 편하게 했다. 촬영을 하는 동안에는 어떠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빛과 철'은 김시은의 영화로 볼 수 있을만큼 (김시은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배우상을 받았지만, 받으면서도 민망했다. 시은씨가 받아야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염혜란은 끈기있는 김시은을 보며 오히려 힘을 받았고, 배운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을 연기한 박지후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염혜란 /사진제공=찬란

"딸로 나온 (박지후도) 워낙 가지고 있는 심정 차제가 맑다. 착한 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쉽게 접근을 하지 않고, 신중하려 노력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연기할 때 좋은 파트너라고 느꼈다."


2월 극장가에는 염혜란이 출연한 영화 3편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 '새해전야'와 '아이'가 같은 날 개봉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경쟁 아닌 경쟁을 하게 됐다. 이어 '빛과 철'로 다시 관객을 만난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할 때도 이렇게까지 재밌게 봐주실 줄 몰랐다. 또 많은 분들이 봐주실 줄 몰랐다.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적인 것 같다. 내가 예상한 매력에서 벗어나는 즐거움도 있다. 예상하는 게 다를 수도 있다. 매 순간 어떤 작품이든 정말 충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리고 저는 일을 좋아한다. 쉬고 싶다가도 두근거리는 작품을 하고 싶다. 책을 읽고 끌려서 선택을 하게 되고 끊임없이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염혜란에게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늘 따른다. 그러나 염혜란은 "가끔, 아니 많이. 자주, 종종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참 좋다. 기분을 좋게 만들고 좋은 칭찬이다. 동시에 세 작품을 통해 제 연기를 큰 스크린에서 확인하는 게 부담스럽고 두렵고 걱정된다. 세 작품을 동시에 개봉하는 일은 정말 부답스럽다. 너무 빨리 들통나는 건 아닐까"라며 "많이 노출 될수록 실망할 일이 많을텐데라는 두려움이 크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가끔 한 번씩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자꾸 책을 보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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