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감독 "보이스피싱, 악랄한 범죄..여러분의 잘못 아니에요"[★FULL인터뷰]

발행:
강민경 기자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선, 김곡 감독 /사진제공=CJ ENM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선, 김곡 감독 /사진제공=CJ ENM

김선 감독이 영화 '보이스'를 통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국내 첫 리얼범죄액션 영화다.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무서운 이야기', '코메디: 다 웃자고 하는 얘기', '방독피', '무서운 이야기 3' 등 다수의 작품을 함께 연출한 김선, 김독이 대한민국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영화화한 '보이스'로 다시 의기투합했다.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선, 김곡 감독 /사진제공=CJ ENM

김선, 김곡 감독은 치밀하고 정교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완벽하게 해부하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으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보이스'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앞서 변요한과 김무열이 내세운 공약 '스트릿 파이터 우먼' 댄스 커버에 나서기도 했다.


김선 감독과 김곡 감독이 '보이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게 꽤 오래 됐다. '언젠가 한 번 파헤쳐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본격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은 재작년 때 쯤이었던 것 같다. 보이스피싱을 다루는 영화가 그 때도 있었지만, 아주 조그마한 사건으로만 쓰이거나 에피소드의 한 소재로 쓰이는 경우만 있었다. 저희는 심층적으로 본격적으로 보이스피싱을 파헤쳐보고 싶어서 적진에 들어가보자 싶었다. 적진 안의 풍경들, 사악한 기운들을 주인공을 통해 관객분들이 온몸으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저와 김곡 감독, 수필름이 의기투합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는 굉장히 점조직화 되어 있어서 한 집단이라고 볼 수는 없다. 넓게, 얇게 군데군데 삶에 침투되어 있어 한 단계, 한 단계를 다 보여주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최대한 담으려고 했다. 핵심 세력인 콜센터가 메인 공간이어야 했다. 인출책들, 변작소, 환치기상들을 시나리오 곳곳에 비치했다. 서준(변요한 분)이 따라가고 이규호(김희원 분) 팀장이 다시 되짚어 가면서 관객들에게 (보이스피싱의) 해부도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선, 김곡 감독 /사진제공=CJ ENM

김선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이 영화의 큰 차별점은 보이스피싱의 지옥도와 해부도를 보여주고 경각심을 드려 조심하셨으면 하는 게 목적이었다. 극중에서 이규호의 대사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놈들이 악랄한 것입니다'와 같이 경각심을 일깨우는 대사들이 자주 들어갔다. 시나리오와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는데 주변에서 의외로 피해자가 많더라. 공통점은 자책을 많이 하는 것"이라며 "영화를 통해 그놈들이 악랄하고 치밀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 범죄인 보이스피싱에 대해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무거운 책무감으로 시작된 영화다. 동시에 액션 영화로 장르적인 재미를 드리고 싶었다. 의미 있고 재밌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범죄에 대한 이야기지만, 범죄에 맞서는 영화이길 원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아직도 만연해 있고 앞으로도 스마트폰 진화가 될 것이다. 경각심을 갖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선, 김곡 감독은 쌍둥이다. 변요한은 두 사람이 상의를 하고 나왔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선 감독은 "쌍둥이로 평생을 살아와서 자연스럽다. 어떤 게 좋은지, 어떤 게 나쁜지 물어봐도 자연스러운 인생이다. 하하. 좋은 거라고는 공유가 굉장히 빠르고 머리가 두개이다 보니까 머리 회전이 빠르다. 또 글쓰기와 정보 수집력이 빠르다"라며 웃었다.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선, 김곡 감독 /사진제공=CJ ENM

그러면서 "저희는 평생 그래왔기 때문에 둘이서 한다는 것에 대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저희가 살아온 인생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 가면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된다.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희의 생활, 연출 패턴이 종합이 된다. 그래서 무리가 별로 없다. '보이스'의 경우 제가 배우들과 소통을 많이 했고, 김곡 감독이 미술이나 촬영 쪽으로 소통을 더 많이 했었다"라고 했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의 주 배경이 되는 콜센터에 대해 "경매장, 도박장처럼 욕망들이 나열되어 있는 공간, 뜨거운 열기 속의 욕망들로 보여지길 원했다. 좋은 의미로서가 아니다. 컨트롤 없이 악마들이 날뛰는 곳으로 보이길 원했다. 콜센터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분들도 일관되게 말하는 것이 죄책감이라는 게 없더라. 전화로 거짓말을 해서 돈을 뜯어먹고 피해자가 어떻게 되든 일말의 죄책감이 없다는 게 보이스피싱의 특징 중 하나다. 칼로 찌르는 고통 이상인데도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이들은 죄책감이 없다. 이게 보이스피싱의 잔인함 중 하나 같다"라고 말했다.


엔딩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는 김선 감독이다. 그는 "영화가 굉장히 빠른 전개이다 보니까 효율적인 측면에서 빠르게 진행될 필요가 있었다. 마지막에 잡혀가는 과정도 그랬다. 그 마지막 장면에서 고민이 많았다.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건 곽프로와 서준이 일대일로 맞닥뜨리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곽프로가 어떤 대사를 해야 할까 생각을 했다. 사실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었지만, 김무열 배우와 논의한 끝에 영화에 나온 대사로 정해졌다. 변요한 배우는 어떤 경우에 총을 들어야 할까, 정말 방아쇠를 당겨야 할지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죽이는 장면까지도 얘기가 됐었고, 분노를 어느 정도 끌어올려야 할지 고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서 분노를 눌러야 피해자들의 절박함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했다. 변요한 배우도 OK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감정이 올라서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더라. 그런데 그 장면이 너무 좋아서 안 쓸 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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