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해적: 도깨비깃발' 이 정도로 뻔뻔하고 유쾌하니 오히려 신박하다 ①

발행:
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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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과감하게 밀어붙이면 오히려 '신박'하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거칠고 앞뒤 없지만 그래서 신선하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한지 얼마 안된 시절. 자칭 고려 제일검 무치는 부하들과 의적 행세를 하다가 관군에 쫓긴 끝에 망망대해에 떠돈다. 그러다가 만난 해적단 단장 해랑에게 목숨을 건진다. 같은 배에 탔지만 무치는 해랑과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러던 차에 해적단은 왜구선을 습격한다. 그 배에서 고려의 마지막 보물을 숨긴 지도를 발견하게 된다.


고려의 보물을 찾는 건 이들만이 아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은 가리지 않는 고려 무사 출신 부흥수는 조선 태조의 아들 이방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부흥수도 이방원에게 군사를 빌려 고려의 마지막 보물을 찾아나선다.


같은 보물을 찾는 이들의 행보가 충돌하는 건 당연지사. 생사를 넘나드는 모험과 바다와 섬에서 펼쳐지는 요절복통 모험이 뒤따른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2014년 여름 개봉해 866만명을 동원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작 격이다. 감독과 주연배우는 다르다. '탐정: 더 비기닝'을 연출한 김정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강하늘과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등이 출연했다. '추노' 등을 집필한 천성일 작가가 전편에 이어 이번 영화도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니 전편의 모험 활극은 그대로라는 뜻이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 아니 단점을 과감하게 밀어붙여 오히려 장점을 부각시킨다. 앞뒤 맥락을 재지 않고 볼거리와 웃음, 오로지 두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몰아붙인다. 천연덕스럽게 뻔뻔하고, 유쾌하게 뻔뻔하니 오히려 새롭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편집은 거칠다. 이어질법한 맥락이 싹둑싹둑 썰렸다. 그렇기에 앞뒤 맥락 연결이 거칠다. 그렇다고 이 거친 연결이 영화 이해에 방해가 되냐면 그건 또 아니다. 이런 거친 연결로 이야기 전개를 매우 빠르게 끌고 가면서 볼거리에 집중한다. 쉬어가는 포인트를 맥락 연결에 구태여 할애하지 않고 웃음에 둔다. 빠르게 볼거리로 몰아붙이고 쉴 때는 웃음으로. 정통적인 편집 방식이 아니라 이 두 가지 포인트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렇게 작정하고 밀고 나가니 이질적이지만, 확실히 '해적: 도깨비 깃발'이란 이 영화와는 걸맞는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볼거리와 웃음만 공략하는 영화인 터. 배우들의 연기도 일부러 과장됐고, 색감도 과장됐고, 고증은 무시하고, 사건 해결 방식은 엉뚱하지만, 그래서 신박하다. 이 정도로 작정하고 밀어붙이면 정색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애초에 '해적: 도깨비 깃발'은 고려말 조선초 한반도 앞바다에서 '캐리비안의 해적' 풍의 범선을 타는 해적이 나오는 모험 활극 영화이니 펭귄이 조선 앞바다에 등장한들 무슨 상관이겠나.


무치 역을 맡은 강하늘은, 이 배우가 코미디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한효주는 해랑 역을 '이쁘게' 소화했다. 두 배우의 합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김남길 손예진 합에 못지 않다. 다만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김남길 손예진이 이끌고 유해진이 웃음 폭탄을 던진 영화였다면, '해적: 도깨비 깃발'은 강하늘 한효주가 이끈다기보다 많은 캐릭터들의 변주로 간다는 차이가 분명하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주요 웃음 포인트는 해적 막이 역을 맡은 이광수다. '런닝맨'의 이광수를 그대로 옮긴 듯한 캐릭터다. 이 영화에 매우 주효했다. 이광수는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또 다른 주인공은 음악이다. 어드벤처 영화에서 익히 들었을 법한 음악들이 영화 속 볼거리와 맞물려 긴장의 알피엠을 올린다. 쾅쾅 때리고 쿵쿵 울리고 빤빠바빤 하며 흥분시킨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뻔뻔하다. 유쾌하다. 이 정도로 뻔뻔하고 유쾌한 B++(비 투 플러스)급 한국영화는 오랜만이라 반갑다.


1월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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