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진하의 뒤늦은 후회..韓마음 돌리기에는 [김미화의 날선무비]

발행:
김미화 기자
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진하가 18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Apple TV+ '파친코'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파친코'는 오는 25일 3개 에피소드가 공개 되며 이후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 된다. /사진제공=애플tv플러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진하가 18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Apple TV+ '파친코'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파친코'는 오는 25일 3개 에피소드가 공개 되며 이후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 된다. /사진제공=애플tv플러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애플TV 플러스 '파친코'는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특별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일제 강점기 속에서도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 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삶을 일군 조선인들의 마음, 고통 속에서도 내 자식만을 제대로 살게 하겠다는 부모들의 마음이 가득차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피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자이니치의 삶이 이 작품 안에 담겨 있다.


'파친코'가 공개 되기 전 미리 이 작품을 다 보고 과연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볼지 궁금했다. 이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감정들을 한국 사람이 아닌 사람들고 함께 느끼고 공감해줄지 기대가 됐다. 결혼 후 바로 일본으로 떠나게 된 딸에게, 이 땅에서 난 쌀맛을 꼭 한번 보여주고 싶다며 그 당시 (일본인들 먹인다고) 한국인들은 먹지 못했던 쌀을 구해 밥을 짓던 어머니의 모습. 10대에 한국을 떠난 선자가 60년 만에 다시 일본에서 한국쌀로 지은 밥을 먹고 눈물을 흘리던 장면. 자극적이거나 포악하지 않게 그려진 이 여인의 마음들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에 가서 닿기를 한 명의 시청자로서 바랐다.


배우 진하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아카데미뮤지엄에서 열린 글로벌 시사회에서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파친코'는 오는 25일 3개 에피소드가 공개 되며 이후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 된다. /사진제공=애플tv플러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파친코'의 이야기를 빛나게 한 것은 선자 역할을 연기한 윤여정, 김민하를 비롯해 이민호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다. 또 다시 윤여정을 그대로 담아낸 노년의 선자와, 맞춤 캐스팅으로 작품을 끌어간 김민하,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배우로 한단계 올라선 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띈다. 여기에 재일교포3세 솔로몬 역할을 연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 역시 새로운 발견이다.


솔로몬은 일본에 이주해온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던 중 미국으로 떠나고 미국의 큰 은행에 취직해 성공을 거둔다. 그는 더 큰 성공을 바라고 일본의 지사로 잠시 돌아오고 그의 삶이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영어와 일본어 한국어를 넘나들며 구사하고, 할머니에게 한국어를 배운 솔로몬은 자신의 뿌리를 알고 자신의 뿌리를 이용할 줄도 아는 사람이다. 할머니를 '할매'라고 부르는 그에게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는 (아마도)어린시절 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할머니 시대의 고생담이리라. '파친코'속 진하의 성장은 시리즈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 관객에게 낯설었던 진하라는 배우는, 그렇게 솔로몬이라는 캐릭터로 훅 가깝게 다가왔다.


/사진='파친코'

안타깝게도 '파친코' 공개 당일인 지난 25일 진하의 과거 SNS글이 논란이 됐다. 2010년 블로그에 올린 글이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12년전의 글이 지금에 와서 발목을 잡을 일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심각했다. 이 글은 진하가 2010년 부터 2011년 한국에 있을 때 한국의 할머니들을 지하철, 길거리 등에서 몰래 찍어(도촬) 블로그에 올린 글이었다. 주로 화려한 꽃무늬 패턴의 옷을 입은 할머니들의 사진을 올리며 그들의 패션을 평가하고 조롱하고, 일부 글에서는 성희롱성 늬앙스도 풍겼다. 한건의 실수가 아니었다. 1년여간 꾸준히 할머니들의 사진을 올렸다. 얼굴도 가리지 않았고 조롱도 계속 됐다. 본인은 한국의 매혹적인 패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게재한다고 올렸지만, 허락받지 않은 사진을 올리고 옷과 외모를 품평하는 듯한 글에 분노가 치밀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게시물이 2010년 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께 공개돼 있었다는 점이다. 진하가 갑자기 데뷔한 신인 배우도 아니고, 그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이런 게시글이 한 번도 논란이 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오히려 의아함이 느껴질 정도다.


배우 진하가 18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Apple TV+ '파친코'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파친코'는 오는 25일 3개 에피소드가 공개 되며 이후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 된다. /사진제공=애플tv플러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갑작스러운 논란에 진하는 침묵하다가 하루 뒤 사과했다. 그는 "제가 2011년부터 갖고 있던 'Korean Flowers In Bloom'이라는 텀블러 계정은 애초에 생겨나면 안 되는 게 맞았습니다. 이는 해당 계정 속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부적절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행동을 후회하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진하는 "11년 전에 이러한 사진을 찍었다는 점과, 이를 온라인에 올렸다는 점에서 잘못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력을 고려하지 못하고 텀블러 계정을 수년간 방치했다는 점도 잘못했습니다. 텀블러에 이 계정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들은 삭제를 했습니다. 'Korean Flowers In Bloom'이라는 계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제가 찍은 사진 속 여성들에게 사과 드립니다. 또한 저는 이 텀블러 계정으로 인해서 불쾌감을 느꼈을 분들에게도 사과드립니다. 2011년 저의 판단력 부족은 저보다 현명한 독자들에 의해 지적되었고, 그 점에 대해 저는 감사할 뿐입니다. 저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처음부터 잘했어야 했지만, 늦게라도 제 잘못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공부하고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영어를 번역한 듯한 이 어색한 사과문 한장으로 한국인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듯 하다. 그가 찍은 수십 수백장의 사진 속 할머니들이 정작 이 사과를 받을 수 있을까. 아니 할머니들은 자신의 사진이 그렇게 오랜 시간 웹에서 품평받은 것도 모를 것이다. 이같은 늦은 후회가 진하의 잘못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진하의 논란과 '파친코'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봐야할 것 같다. 진하의 논란으로 인해 '파친코'라는 작품이 담고 있는 진심의 이야기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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