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돌아온 장윤주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또 한 번 배우로서 도약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이야기다. 장윤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조 전문가이자 사기꾼 나이로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공개 후 단 3일 만에 3374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서며 뜨거운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지만, 원작과의 비교와 함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 상황.
장윤주는 "공개 전까지 기대되고, 설레면서 불안한 마음도 있고,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쳤다. 작품에 열심히 임하고 나서 개봉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작업이 세 번째인데 매번 그렇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남과 북의 상황 등이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외국 사람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들의 호불호 반응은 존중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콘텐츠가 선택해서 보는 시대가 됐다. 너무 많은 매체가 있고, 내가 원하는 것만 선택해서 보고 듣는 시대고,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 다르다"라며 "'종이의 집'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원작이 있고 잘해도 나쁜 반응이 있을 거라는 건 모두가 예상했기 때문에 크게 마음을 두지 않고 있다. 파트2도 있기 때문에 저는 분명히 더 좋은 반응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건 모든 게 다 그런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장윤주가 맡은 나이로비는 지폐 검수를 맡아 평소 유쾌한 성격대로 신나게 돈을 찍어내는데, 등장할 때마다 톡톡 튀는 연기로 적재적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연기적으로도 제가 했던 필모들 중 가장 섹시한 여자였다. 한국판을 찍기 전에 원작을 봤다. 나이로비가 원작에서도 굉장히 화려하게 하고 나오는데 그만의 화려함과 쿨함, 흔히 얘기하는 '센 언니' 콘셉트를 제 방식대로 잘 소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연기한) 나이로비는 원작에 비해 개구진 모습도 있고, 더 에너제틱한 모습도 있다. 제가 연기해서 유머러스한 부분도 더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극 중 제가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가 전환이 되는 걸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장윤주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처음 제안받고 조금은 색다른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송강호 선배님과 영화 '1승'을 찍고 있을 때였는데, 그 캐릭터를 제안받고 기뻤다. 드디어 메이크업을 하고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베테랑', '세자매'부터 개봉 예정인 '1승', '시민덕희'까지 다 메이크업이 없는 캐릭터였다. 나이로비를 만났을 때 이번에야말로 오랜 시간 모델 활동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까지 하나하나 노력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비주얼을 만드는 작업들을 많이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며 "나이로비 같은 경우는 치마는 입지 않고, 명품을 두르더라도 빈티지를 두른다. 또 다 같은 흰 티셔츠 같지만 소재나 패턴에 따라서 완전 달라져서 디테일한 부분을 잡아갔다. 다 같은 옷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런 디테일한 지점들을 나이로비에 많이 투영하려고 했다. '착붙' 스타일링을 찾기 위해 많은 피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집중하고, 즐기면서 작업했다"는 장윤주다. 그는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이 많이 오고 있다. 해외 팬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도 "연기 호평을 보면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속 나이로비 캐릭터를 보면 저와 '찰떡'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원래 모습과 이 인물만의 특징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사실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점수를 매기기 어렵지만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고 호쾌하게 웃었다.
장윤주의 연기 인생에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새롭게 느끼고, 배운 것이 참 많았던 작품이다. 그는 "'베테랑' 때는 아무 준비 없이 가서 현장이 투입돼 연기를 했다. 황정민 선배님이 대본 리딩을 이끌어주셨던 시간은 있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나 생각을 따로 하지 않고 현장에 나가서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근데 앞으로는 그런 연기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때는 저의 첫 시작이었고, 지금은 송강호, 라미란, 염혜란 선배님 등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이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선배님들에게 배운 점을 잘 가져와서 디테일하게 만든 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준비는 완벽하게 하지만 저는 현장에서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움직일 때도 있더라. 나이로비가 나오는 순간에서도 애드리브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감을 믿지만, 철저히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장윤주는 "그 두 가지가 잘 섞여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면 그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그동안의 연기 경험을 토대로 발전해 온 장윤주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는 많은 배우들과 앙상블을 펼치며 또 한 번 연기에 눈을 떴다. 그는 "제가 연기 경험이 많지 않지만 제 것만 직진해서 하는 배우라기보다는 상대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는 연기를 더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상대 배우와 함께 호흡할 때 더 시너지가 나는 것 같더라"라며 "이번에도 제가 먼저 작업실에 사람들 불러서 연습을 따로 하기도 했고, 그런 시간들이 개인적으로 너무 즐거웠고,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했을 때 앙상블이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케미가 사는 것 같다. 제가 영화를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케미가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훨씬 더 보기 좋더라. 나는 앙상블을 잘 펼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고 자신했다.
특히 장윤주는 인터뷰 내내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 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나이로비는 앞으로의 활약이 더 많이 남아있다. 나이로비는 파트1에 서사가 없었을 뿐 파트 2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면모를 보실 수 있다. 파트 1에서의 분량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앞으로 보여줄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